[대전=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주민규(대전하나시티즌)가 침묵한 '주민규 더비'의 주인공은 '신입 호랑이' 허율(울산HD)이었다.
울산은 23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2라운드에서 윤재석과 허율의 연속골을 앞세워 2대0 승리를 거뒀다. 개막전에서 '승격팀' FC안양에 0대1 충격패를 당했던 울산은 대전을 꺾고, 분위기 반등에 성공했다.
이날 눈길은 역시 주민규에 쏠렸다. 지난 시즌까지 울산의 최전방을 지켰던 주민규는 올 겨울 대전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주민규는 2023년 울산으로 이적해, 2시즌간 주포로 활약하며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2023년에는 통산 두번째 득점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번 경기는 주민규가 유니폼을 바꿔입은 뒤 울산을 상대하는 첫번째 경기였다.
주민규가 포항 스틸러스와의 개막전부터 두 골을 폭발시키며 변치 않은 득점력을 과시한 사이, 울산은 득점력 부재로 고생 중이다. 지난 안양전에서도 일방적으로 상대를 몰아붙였지만, 득점에 실패했다. 경기 전 만난 김판곤 울산 감독이 "경기는 오늘도 우리가 지배하고 통제할 것이다. 그런데 득점을 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릴 것이다. 이게 개선이 되지 않으면 어려운 경기를 할 것"이라고 한 이유다.
김 감독은 허율에게 다시 한번 최전방을 맡겼다. 허율은 올 겨울 광주FC를 떠나 울산으로 이적했다. 허율은 안양과의 데뷔전에서 괜찮은 모습을 보였지만, 정작 중요한 골을 넣지 못했다. 결정적인 찬스까지 놓치며 주민규와 비교 아닌 비교가 되기도 했다. 김 감독은 "스트라이커가 마무리를 못하면 혼나야지.(웃음) 계속 기회를 줄 것이다. 터질때까지 응원해주고, 기다리고, 도와줄 생각"이라고 했다.
울산은 이른 시간 선제골을 넣으며 앞서나갔다. 전반 7분 보야니치의 패스를 받은 윤재석이 통렬한 왼발 슈팅을 성공시켰다. 올 시즌 울산의 첫 골이자, 윤재석의 울산 데뷔골이었다. 이후 양 팀은 공방을 주고 받으며 팽팽한 흐름을 이어갔다.
살얼음판 리드를 이어가던 후반 13분 허율의 머리가 번쩍였다. 보야니치의 프리킥을 강력한 헤더로 대전 골망을 흔들었다. 허율의 울산 데뷔골이었다. 허율은 NBA 스타, 스테판 커리의 세리머니를 펼쳤다. 허율은 이날 특유의 활동량을 앞세워 공수를 오가며 맹활약을 펼쳤다. 내가 울산의 새로운 최전방 주인이라고 말하고 싶은 것처럼, 주민규에 비해 도드라진 모습을 보였다. 주민규는 이날 제대로 된 슈팅을 하나도 날리지 못할 정도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김 감독은 "더 기다려주려고 했는데, 이른 시간 득점해서 잘됐다"고 웃었다.
허율은 "첫 경기 득점에 실패했지만, 실패를 실패라 생각하지 않았다. 오늘 찬스가 올거라 생각했다. 득점 후 세리머니는 내 자신감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주민규가 나가고 내가 들어간만큼, 비교가 될 수 밖에 없지만, 나만의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충실히 하면, 팀에 도움이 되고, 나도 성장할 수 있을거라 믿는다"고 소감을 전했다.
대전=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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