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유엔아동기금(UNICEF)과 함께 낸 보도자료를 통해 13일(현지시간) 작년 유럽·중앙아시아의 홍역 발병 건수가 전년보다 2배로 늘었다고 밝혔다.
WHO에 따르면, 유럽과 중앙아시아 53개국에서 나온 홍역 환자 수는 25년 만에 최고치로, 53개국 가운데 발병 건수가 가장 많은 국가는 루마니아(3만692건)였고 카자흐스탄(2만8147건)이 뒤를 이었다.
이같은 홍역의 확산세는 어린이 예방 접종률 둔화와 관련이 크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작년 유럽·중앙아시아 발병 건수 가운데 40%는 5세 이하 어린이였다.
WHO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몬테네그로, 북마케도니아, 루마니아에서 2023년 어린이 홍역 예방 접종률이 80% 미만이었다"며 "발병 예방을 위한 접종률 95%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의 예방접종 둔화로 홍역 면역률이 감소하면서 2023년과 2024년 홍역 환자가 급증세를 보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WHO는 "최근 몇 달간 간 미국에서도 홍역 환자가 증가세"라며 "텍사스와 뉴멕시코 등지에서 수십건씩 발병이 보고된 미국에서 홍역 환자 수는 올해 들어 256명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미국의 홍역 유행에도 '백신 음모론자'로 알려진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미국 보건복지부(HHS) 장관이 홍역의 원인으로 영양실조를 지목해 논란이 됐다. 케네디 장관은 최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텍사스 서부의 홍역 유행 상황에 대한 대응 전략을 설명하면서, 영양실조의 영향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백신이 개발된 1963년 이전에도 홍역은 대체로 치명적이지는 않았고 치사율이 매우 낮으며 건강하지 않은 사람에게만 심각한 영향을 준다는 주장도 되풀이했다. 텍사스 지역 주민들에게 백신 접종이 권장된다면서도 백신의 위험성이 과소평가 됐다는 소신을 또다시 피력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9년 이후 미국의 홍역 백신 접종률이 감소했으며 이를 최근 홍역 유행의 원인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에서 홍역에 걸린 사람 1000명 중 1∼3명이 목숨을 잃고, 백신을 맞지 않으면 매년 40만명이 입원하고 1800만명이 사망하게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홍역은 기침 또는 재채기를 통해 공기로 전파되는 전염성이 매우 강한 호흡기 감염병이다. 발열과 전신 발진, 구강 내 병변 등의 증상을 수반한다. 또한 실명이나 청각장애, 지적장애 등을 유발할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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