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지난 시즌만 따지면 트레이드의 명암이 크게 갈렸다. 하지만 두 사람은 8살 차이, 언제든 계산서가 뒤집힐 수 있다.
개막전부터 운명적 만남이 이뤄졌다. 롯데 자이언츠 손호영(31)과 LG 트윈스 우강훈(23)이 맞트레이드 이후 1군 무대에서 처음 만났다.
22일 잠실 개막전, LG가 12-2로 크게 앞선 9회초였다. 선발 치리노스, 불펜 김진성-박명근에 이어 우강훈이 LG의 4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손호영은 우강훈의 2구째 147㎞ 직구를 잡아당겨 유격수 옆쪽으로 흐르는 내야안타를 쳤다.
손호영은 시범경기 내내 부진했지만, 개막전에서 4회 1사 만루 찬스에서 2타점 적시타를 치며 이날 롯데의 유일한 득점 상황을 만들어냈다. 이어 마지막 타석에서의 안타는 집중력이 돋보였다. 이날 2대12, 10점차 완패에 실망했을 롯데 팬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랬다.
우강훈은 지난 1년간 조정기를 거쳤다. 올해는 LG 불펜에서 유사시 필승조까지 투입할 수 있는 투수로 요긴하게 활용될 전망. 염경엽 LG 감독은 "장현식 김강률 김진성 백승현 박명근이 필승조고, 우강훈 이우찬 김유영이 뒤를 받치는게 일단 올시즌 불펜 계획"이라고 했다.
트레이드 직후와 시즌 끝난 뒤 평가가 크게 달라진 보기드문 트레이드다. 부임 첫시즌을 앞두고 김태형 롯데 감독은 내야 옵션을 늘리기 위해 골몰했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오선진 최항을 영입하고, 트레이드로 김민성을 데려왔지만 부족했다. 매번 가능성을 인정받고도 거듭된 부상 때문에 번번이 기회를 놓친 손호영을 주목했다.
하지만 염경엽 LG 감독은 맞트레이드 대상으로 우강훈을 주목했다. 무려 '150㎞' 직구를 던지는 사이드암 투수인데다 나이도 2002년생으로 젊고, 이미 군복무를 마쳤다. LG 입장에선 롯데의 약점을 매섭게 파고든 한방이었다. 오히려 롯데 쪽이 깊은 고민을 거쳐 수락했다.
군필에 150㎞ 직구를 던지는 사이드암, 트레이드 대상은 8살 많고, 부상 많고, 1군에서 제대로 된 기회를 잡아본 적 없는 서른살 내야수. 트레이드 직후 롯데 팬덤에선 분노를 토해냈다.
결과는 김태형 감독의 혜안을 증명한 케이스. 그조차 "이렇게까지 잘할 줄은 몰랐다"며 혀를 내둘렀을 정도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한달 넘게 결장해 규정타석은 채우지 못했지만, 타율 3할1푼8리 18홈런(팀내 1위) 78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96의 맹타를 휘둘렀다. 팀내 최다 홈런을 기록하며 클린업 트리오의 한자리를 책임졌다.
반면 우강훈은 지난해 14경기 11⅔이닝 투구에 그쳤다. 밝은 미래가 보이긴 했지만, 복덩이로 자리잡은 손호영과의 대조가 심했다.
올시즌, 그리고 앞으로 우강훈은 염경엽 감독이 보장한 대로의 미래를 보여줄 수 있을까. 트레이드 계산서는 언제든 바뀔 수 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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