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다시 시합에 나가도 못 이길 것 같아요." 제24회 덴소컵 한-일 대학축구 정기전에 참가한 한국대학축구연맹 관계자, 대학 감독, K리그 구단 스카우트, 에이전트 사이에선 자조 섞인 목소리가 쏟아졌다. '한국 대표' 선문대가 지난 19일 일본 우라야스에서 열린 한-일 1, 2학년챔피언십에서 고쿠시칸대에 0대1로 패하고, 20일 대학선발팀이 가와사키에 열린 덴소컵에서 일본 대학선발팀에 똑같은 스코어로 패해 4연패를 당한 뒤엔 상당한 실력차가 입에 오르내렸다. 두 경기 점수차는 석패에 가까웠지만, 상대의 전방 압박과 빠른 템포의 연계 플레이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한국이 두 경기에서 모두 한 개의 슈팅에 그친 점은 시사하는 바가 분명했다. 아직 프로에 진출하지 못한 3, 4학년 위주의 대학선발팀을 이끈 박준홍 용인대 감독은 "확실한 격차를 다시 한번 느꼈다. 속도에서 제압을 당했다"라고 완패를 인정했다. 미드필더 김하민(선문대)은 "일본 선수들이 기술, 개인 능력이 뛰어났다"라고 혀를 내둘렀다.
덴소컵 4연패에 대한 핑곗거리는 널려있었다. 다루기 힘든 낯선 공인구, 경기 당일 동선의 문제 등이다. 하지만 변수를 감안하더라도 차이는 심했다. 덴소컵에 임하는 자세부터 달랐다. 한국은 K리그 22세이하 출전의무 규정에 따라 일찌감치 프로에 입단한 수준급 선수를 제외한 '취업 준비생'으로 명단을 꾸렸다. 형평성을 위해 각 학교에서 1명씩 뽑았다. 반면 일본은 대학 무대 최고의 선수들이 대거 참가했다. 프로 입단이 예정된 선수들도 있었다. 일본대학축구연맹은 10년 전부터 한국과의 격차를 좁히기 위한 연맹 차원에서 행정적 노력에 물심양면 힘써온 것으로 전해졌다. 어린 시절부터 전방 압박으로 대표되는 선진축구를 몸에 익힌 일본 선수들은 짧은 소집기간에도 뛰어난 조직력을 발휘했다. 대학마다 추구하는 스타일이 제각각인 한국과의 차이는 바로 이 시스템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대학축구를 넘어 한국 축구 전체가 고민해야 할 지점이다.
현장에서 나온 또 다른 목소리는 "패배가 약이 되어야 한다"라는 것이었다. 지난해 12월 대학축구연맹 회장에 새로 취임해 일본 원정에서 큰 격차를 두 눈으로 확인한 박한동 회장은 해단식에서 선수들을 향해 "여러분은 최선을 다했다. 행정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걸 느꼈다"라고 했다. 선거 공약이었던 '대학축구 대표팀 및 선발팀 상비군 제도' 도입에 대한 필요성을 재차 확인했고, U-22 제도를 보완하기 위한 대학리그 시스템의 변화 등에 대한 아이디어도 얻었다는 박 회장은 일본이 10년을 준비했듯, 한국도 10년을 바라보고 대학축구의 변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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