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세계적인 명장도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 2026년 북중미월드컵 본선행 티켓이 걸린 3차예선에서 감독들을 향한 '피바람'이 불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 축구협회는 26일(한국시각) SNS를 통해 '협회는 포르투갈 출신의 파울루 벤투 감독과 수석코치 등을 해임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까지 한국 A대표팀을 이끌며 12년 만에 16강 진출이라는 성공을 거뒀던 벤투 감독은 이후 한국을 떠나 2023년 7월 UAE 지휘봉을 잡았다. UAE는 벤투 감독 선임 효과로 초반 6연승을 달리는 등 상승세를 보였으나 2023년 카타르아시안컵 16강 탈락 이후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에 돌입하며 경기력 문제도 대두됐다. UAE는 최근 5경기 2승1무2패에 그쳤고, 결국 조 3위 승점 13점(4승1무3패)으로 여전히 월드컵 본선 직행 가능성이 있음에도 경질이라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벤투만의 문제가 아니다. 기대를 모았던 다른 감독들의 잔혹사가 계속되고 있다. 시작은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이었다. 2023년 8월 사우디아라비아 사령탑으로 부임한 만치니는 엄청난 기대를 받았다. 이탈리아의 유로2020 우승, 맨체스터시티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이끌었던 경력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만치니조차 아시안컵 탈락, 성적 부진 등을 이유로 2년을 버티지 못하고 지난해 11월 경질됐다. 신태용 감독도 1월 인도네시아 대표팀과 계약을 해지하며 5년여의 여정을 마감했다. 인도네시아축구협회는 대외적으로 대표팀의 장기적인 목표를 위한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능력이 확실한 감독들조차 3차 예선 성적의 아쉬움으로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
추가적인 감독 경질 소식도 이어질 예정이다. 이라크 대표팀은 팔레스타인과의 3차예선 8차전 역전패 이후 헤수스 카사스 감독의 경질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았으나, 중동 언론 대부분이 이를 인정했다. 카사스 감독도 개인 SNS를 통해 이별을 암시하는 글을 남겼다. 중국 대표팀도 감독 교체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중국은 3월 A매치 2연패로 월드컵 본선 진출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중국 매체 소후닷컴은 '이반코비치의 해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인도네시아와의 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탈락이다. 안토니오 푸체 중국 U-22(22세이하) 대표팀 감독이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마지막 희망을 위해 이반코비치 감독 대신 팀의 새로운 비전을 가져다줄 사령탑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월드컵 본선행 여부로 아시아 국가들의 희비가 엇갈리는 가운데, 감독들의 자리를 흔드는 '칼바람'이 불고 있다. 3차 예선서 본선 진출팀이 모두 확정되는 6월 A매치까지 그 바람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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