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염증성 장질환(IBD)이 더 정확한 진단과 개인 맞춤 치료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최근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 이홍섭 교수팀은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의 차이를 혈액 속 분자 특성을 통해 밝혀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기존의 염증성 장질환 진단 방법은 대장내시경이나 조직검사에 의존해야 했지만, 연구팀은 혈액을 통한 멀티오믹스 분석으로 질병 유형과 상태를 더 정확하게 판별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멀티오믹스(Multi-omics)란 유전체, 전사체, 단백체, 대사체 등 여러 생물학적 데이터(omics)를 통합적으로 분석하는 접근 방식이다.
이홍섭 교수 연구팀은 크론병 환자 18명, 궤양성 대장염 환자 57명에서 혈청 내 단백질, 대사물질, 지질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두 질병군 간에 만성염증, 인지질, 담즙산 항상성에서 차이가 관찰됐다. 궤양성 대장염 환자에서 결합 담즙산 수치가 더 높았으며, 인지질 구성에 변화를 보였다. 서로 다른 생체지표(biomarker)들을 통해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을 정확히 구분하고 정밀 진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연구팀은 대변 내 염증 수치(칼프로텍틴)을 통해서도 두 질환의 차이를 발견했다.
높은 칼프로텍틴 수치는 염증 관련 단백질과 스핑고미엘린의 증가를 보였으며 담즙산, 아미노산, 중성지방의 감소와 연관되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바이오마커의 분석을 통해 염증성 장질환이 '활동성 상태'인지 증상이 없는 '관해 상태'인지를 구분할 근거도 마련했다. 활동성 질환의 경우 염증 관련 단백질과 중성지방이 증가했지만, 스핑고미엘린은 감소하는 특징을 보였다.
이전에 진행되었던 연구 대부분이 건강한 대조군과 염증성 장질환 환자를 비교한 반면, 이번 연구는 이미 치료를 받고 있는 염증성 장질환 환자들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실제 임상 환경을 잘 반영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더해 염증성 장질환의 조기 진단과 맞춤 치료에 활용될 수 있는 잠재적 바이오마커 후보군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더했다.
이홍섭 교수는 "이번 연구는 염증성 장질환의 복잡한 분자적 특성을 밝히는 데에 기여했다. 향후 더 큰 규모의 종단 연구를 통해 이번 결과를 검증하고, 인과관계를 더 명확히 밝힐 계획이다"며 "이를 통해 개인 맞춤형 염증성 장질환 관리와 치료 전략 개발에 중요한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SCIE급 학술지 'Journal of Pharmaceutical and Biomedical Analysis' 최근호에 게재됐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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