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최악의 방화 살인사건이 공개됐다.
지난 28일 방송된 티캐스트 E채널 '용감한 형사들4' 28회에는 전 서울청 국제범죄수사대장 이인열 경정, 강남경찰서 삼성2동파출소 이현용 경감과 과학수사대(KCSI) 윤외출 전 경무관, 김진수 경감이 출연해 직접 해결한 수사 일지를 펼쳤다. 솔로로 컴백한 그룹 엑소의 시우민은 게스트로 출격해 프로그램 애청자다운 면모를 드러내며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이끌었다.
이날 방송에서 소개된 첫 번째 사건은 유흥업소가 밀집된 골목 모텔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로 시작됐다. 이 사고로 현장에서 3명이 숨지고 2명은 중상으로 입원했다. 2층 객실 두 곳에서 불이 난 상황으로 방화의 가능성이 높았다. 객실이 전소돼 화재 원인을 찾기 어려웠고, 한 대 있던 CCTV도 고장 나있었다. 모텔 종업원에 따르면 그날 아침 2층 객실에서 컴플레인이 들어왔다. 면도기가 없다고 해서 갔다 줬는데 얼굴이 베었다며 누가 쓴 면도기를 가져다준 거 아니냐며 화를 냈다는 것. 새벽에 여자와 온 그 남성은 술에 취한 상태였고, 현금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형사들은 술 취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종종 바가지를 씌어서 문제가 된 모텔 주변 유흥업소로 수사 반경을 넓혔다. 술집에서 술값으로 문제가 생기면 이를 무마시키기 위해 손님과 도우미를 모텔로 보내기도 한 만큼, 화재 당일 불이 난 모텔로 간 사람이 있는지 탐문했다. 확인해 보니 컴플레인을 제기한 투숙객 박 씨가 술값 때문에 소란을 피워 술집에서 모텔로 보낸 사람이었다. 형사들은 곧장 박 씨 집으로 향했다. 모르쇠로 일관하던 그에게 '뉴스를 봤냐'고 물었고 표정이 굳자 곧바로 연기에 돌입했다. 뉴스가 잘못 나갔고, 병원에 입원한 사람도 바로 퇴원한다며 자백을 이끌었고, 운전면허증 사진으로 그를 궁지에 몰기도 했다. 이때 박 씨는 '홧김에 그런 건데'라며 혼잣말했고 이를 놓치지 않은 형사들은 그 자리에서 그에게 진술서를 쓰게 했다.
그 사이 사망자는 한 명 더 추가됐다. 최악의 방화 살인사건을 저지른 박 씨는 경찰서에서 면도기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이후 조사에서 술집과 모텔 사장이 합작해 자신을 속인 것 같은데 면도기에도 베어 화가 났다고 말해 충격을 더했다. 박 씨는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이어 KCSI가 소개한 사건은 빌라 1층 집에서 불이 났다는 화재 신고가 시작이었다. 깨진 창문 사이로 불과 연기가 치솟았고 소방대원들은 이를 진화하려고 애썼지만 엄마와 외할머니 그리고 두 딸까지, 가족 네 명이 모두 사망했다. 현장에서는 인화성물질이 확인됐다.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일으킨 방화였던 것이다. 현관문 앞을 주방으로 썼던 상황에서 부탄가스가 터지면서 연쇄 폭발이 일어났고, 불길로 출구가 가로막힌 것으로 보였다.
가장 먼저 조사를 받은 이는 남편이자 아버지였다. 가족과 떨어져 살았던 아버지는 일찍이 경찰서를 찾아왔어야 했다며 후회했다. 아내가 두 달 전 헤어진 막내딸의 남자친구 때문에 몹시 불안해했다고 했다. 집착 때문에 헤어졌는데, 다시 만나자며 집에 수시로 찾아왔다. 알고 보니 그는 막내딸에게 협박성 문자도 계속해서 보내고 있었다. 기지국 확인 결과 그는 피해자와 차로 불과 3분 정도 거리에 살고 있었다. 대리기사들을 태우고 다니는 보조 운전기사였던 그는 화재 당일 새벽에 대리기사 두 명을 퇴근시켰다고 얘기했다.
그러나 그가 몰고 다니던 차량 트렁크를 수색하니 18L 짜리 시너통이 있었다. 대리기사를 내려준 장소 또한 피해자 집 인근이었다. 시간을 계산하니 대리기사 하차와 화재 발생까지 30분의 공백이 있었다. 무엇보다 대리기사들에 따르면 그는 두 달 전부터 복수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고, 범행 계획까지 떠벌렸다. 조사 결과 차에서 나온 시너 성분이 피해자 집에서 검출된 것과 동일했다. 페인트 가게에서 시너를 구매한 것도 확인됐다. 그럼에도 발뺌하자 수사팀은 눈을 뜬 채로 사망한 막내딸의 사진을 보여줬다. 그는 한동안 사진을 바라본 뒤 자백했다. 재판에서 범행 전 소주 2병반을 마셨다며 심신미약을 주장했지만, 범행 후 운전하고 게임 사이트에 접속한 것까지 확인돼 그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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