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축구화를 벗는 날, '제주 레전드' 구자철의 눈에선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구자철은 30일 오후 2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FC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6라운드를 마치고 그라운드와 공식 작별하는 시간을 가졌다. '땡쿠'(Thank KOO) 티셔츠를 입은 선수단 동료, 팬의 박수를 받으며 하프라인에 마련된 단상에 오른 구자철은 "오늘 울지 않을거 라고 생각했는데 눈물이 나오려고 한다. 제주SK 유니폼을 입는다는 것은 내게 있어 가장 중요한 순간이었다. 제주SK 유니폼을 입고 뛰었던 시간들이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다. 나는 정말 이곳이 좋다"라 은퇴 소감을 말하던 중 왈칵 눈물을 쏟았다.
2007년부터 2010년,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제주에서 뛴 구자철은 "감사한 마음을 전해야 할 분들이 정말 많다. 한분 한분 말씀드리지 못해 너무 죄송스럽다. 그리고 정말 감사하다. 제주가 원정갈 때는 제주도를 대표해 간다는 마음이었다. 모든 순간이 뜻깊었다. 제주SK 유니폼을 입고 뛰었던 순간을 평생토록 간직하겠다. 비록 더 이상 그라운드 위에서 뛸 수 없지만 그 추억을 마음 깊이 간직하겠다. 은퇴 후에도 제주SK를 위해, 팬들을 위해, 제주도민들을 위해 노력하고 더욱 행복하게 만들어 주겠다.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박지성 박주영 이근호 손흥민 기성용 이청용 조현우 이재성 등 전현 국가대표팀 동료와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등이 영상 편지를 통해 구자철의 제2 축구인생을 응원했다. 동료들로부터 헹가래를 받은 구자철은 경기장을 한바퀴 돌며 팬들과 일일이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일부 수원FC 팬도 남아 구자철에게 박수를 보내는 훈훈한 광경을 연출했다. 구자철은 홈 서포터석 앞에서 동료, 가족과 어우러져 '마지막 승리샷'을 찍었다.
은퇴식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으로 성큼성큼 걸어온 구자철은 "첫 경기가 또렷이 기억난다. 4월11일 인천 원정경기를 앞두고 오전에 사우나를 하고 있는데, 정해성 당시 감독님께서 선발이라고 하셨다"라며 "그때부터 밤낮없이 정말 열심히 했다. 그게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이유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18년간 그라운드를 누빈 자기자신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느냐는 물음에 "포기하고 싶었던 많은 순간에 결국 포기하지 않았다"라고 답하며, 큰 울림을 남겼다.
은퇴 후 제주 유스 어드바이저로 새 삶을 살 예정인 구자철은 "다들 내가 놀고 있는 줄 알지만, 정말 새벽까지 열심히 일하고 있다"라며 앞으로 두 달 내에 깜짝 놀랄 프로젝트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제주=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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