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영어와 만난 K팝이 막강한 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초반 K팝이 칼군무가 주는 쾌감, 후킹한 멜로디, 독창적인 세계관 콘셉트 등으로 주목받았다면 이제는 영어 가사를 더해 메시지까지 셀링 포인트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영어곡 흥행 신화를 시작한 건 역시 방탄소년단이다. 이들은 2020년 '다이너마이트'로 '춤과 노래를 통해 자유와 행복을 찾자'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리스너들에게 희망을 줬다. 방탄소년단은 이 곡으로 K팝 아티스트 최초 미국 음악 전문 매체 빌보드의 메인 송차트 '핫 100' 1위에 오르는 등 각종 신기록을 썼다. 이후 방탄소년단의 독보적인 멋을 재치 있게 풀어낸 '버터', 고단한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춤은 마음 가는 대로, 허락 없이 마음껏 춰도 된다'라며 힘찬 응원을 보내는 '퍼미션 투 댄스' 등이 연달아 성공하면서 전 세계 리스너들에게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어 블랙핑크가 정규 2집 '본핑크'에 수록된 8곡 중 4곡을 영어로 선보이며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타이파걸'부터 '하드 투 러브', '더 해피스트 걸' '톨리'까지 이들의 자신감을 드러내며 글로벌 팬덤을 확장하는 데 일조했다. 이에 K팝 걸그룹 최초로 빌보드의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 200'과 영국 오피셜 앨범차트 정상을 차지했다. 이후 멤버들은 솔로 활동에서도 영어 곡으로 출격하며 큰 성공을 거뒀다.
기세를 이어 4세대 걸그룹들도 영어 곡 발표에 나섰다. 에스파는 2022년부터 '라이프스 투 숏', 2023년 '홀드 온 타잇' '베터 띵스'로 꾸준히 해외 시장을 두드렸다. 아이브도 지난해 1월 미국 여성 래퍼와 협업한 '올 나잇'을 공개했다. 이는 스웨덴 듀오 아이코나 팝(Icona Pop)이 2013년 발매한 곡을 재해석한 곡으로, '모든 걱정은 다 털어버리고 이 밤을 즐기며 함께 춤추자'라는 메시지를 영어로 노래하며 글로벌 시장을 공략했다.
특히 눈에 띄는 건 르세라핌의 활약이다. 2023년 10월 발표한 영어 디지털 싱글 '퍼펙트 나잇'은 국내외에서 히트하면서 팀의 대표곡으로 자리매김했다. 마음이 맞는 동료와 함께라면 완벽하지 않아도 즐거울 수 있고, 우리가 함께라는 것 외에는 그 무엇도 중요하지 않다는 가사와 부드러운 영어 발음이 어우러져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해당 곡은 K팝 걸그룹의 영어 곡 중 최초로 음원 사이트 멜론의 일간, 주간, 월간 1위를 달성했다. K팝 그룹을 통틀어 이런 기록을 세운 것은 방탄소년단 이후 처음이었다.
르세라핌은 지난달 14일 발매한 미니 5집 '핫'에도 영어 곡 '컴 오버'를 수록했다. '컴 오버'는 영국 유명 밴드 정글(Jungle)의 멤버 조쉬 로이드(J Lloyd)와 리디아 키토(Lydia Kitto)가 참여해 흥을 돋우는 리드미컬한 멜로디와 중독성 있는 쉬운 영어 단어의 조합이 돋보이는 곡이다. 음악방송에서 선보인 무대가 이목을 끌면서 곡의 인기가 수직상승했다. 멤버들은 '컴 오버' 특유의 빈티지한 느낌을 살려 복고풍 의상과 헤어스타일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또한 도입부에 나오는 파워풀한 발차기와 쾌감을 주는 시원시원한 팔 동작이 인기를 끌면서 타이틀곡 못지않은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달 31일 구글 안드로이드(Android)와 협력하여 만든 뮤직비디오가 공개되며 상승세에 불을 지피고 있다. 이 곡은 수록곡임에도 일본 빌보드 재팬의 급상승 차트 '핫 샷 송' 6위에 올랐다.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에서 공개된 지 15일 만에 누적 재생 수 1000만 회를 돌파하며 30일 기준 총 1128만 7217회 스트리밍됐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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