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면 된다.
허무하게 개막 2경기 만에 마이너리그행 통보를 받았어도, 마이너리그 타율 0.071에 그친 동료가 콜업 됐어도, 배지환(26)은 실망할 필요가 없다. 실력을 증명하기만 한다면 언제든 다시 메이저리그의 부름을 받을 수 있다. 올라갈 수 있는 자리가 많다. 다시 매 경기, 매 타석에 집중하면 된다.
배지환이 마이너리그에서 다시 시작한다. 충격적인 마이너리그행 통보 이후 5일 만에 드디어 마이너리그 경기 출전이 결정됐다.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타율 0.381에 OPS 1.017의 뜨거운 타격감을 보이며 피츠버그 파이리츠 개막 엔트리 진입에 성공한 배지환은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각) 전격적으로 마이너리그행 통보를 받았다. 개막 후 단 2경기, 4타석을 소화한 뒤 이뤄진 결정이었다.
배지환은 지난달 30일 마이애미 말린스전에는 1번 중견수로 선발출전했다가 4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고개를 숙였고, 31일 마이애미전 때는 8회초 대주자로 나와 무분별한 3루 도루를 시도하다 아웃당하며 팀 득점 찬스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후 경기 출전기회를 얻지 못하던 배지환은 결국 4일, 구단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 팀인 인디애나폴리스 인디언스 행을 통보받았다.
이후 배지환은 곧바로 마이너리그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마이너리그팀 합류를 위한 이동과 경기 우천순연, 휴식일 등이 계속 이어지면서 마이너리그 경기 출전이 늦춰졌다. 결국 마이너리그 강등 후 5일 만에 첫 경기 출전이 결정됐다.
배지환의 올해 첫 마이너리그 경기는 9일 오전 7시35분에 미국 캔터키주 루이빌의 루이빌슬러거 필드에서 열리는 루이빌 배츠(신시내티 레즈 산하 트리플A팀) 전이다. 인디애나폴리스 구단은 이 경기를 하루 앞두고, 선발투수와 출전선수 라인업을 미리 공개했다. 배지환은 1번 중견수로 예고됐다. 이변이 없는 한 이대로 출전이 이뤄진다.
배지환은 당분간 마이너리그에서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 타격과 주루, 수비 등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어필해야 빅리그 콜업 찬스가 생긴다. 실력만 입증한다면, 빅리그 콜업은 그리 어렵지 않을 듯 하다. 피츠버그의 외야진 상황이 썩 좋지 않기 때문이다.
피츠버그는 현재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꼴찌(3승7패)에 머물러 있다. 외야수들도 하나같이 부진하다. 특히 피츠버그가 지난 1일 현금트레이드로 영입한 뒤 배지환을 밀어내고 빅리그에 넣은 알렉산더 카나리오는 3경기에서 8타수 무안타로 정신을 못차리고 있다. 심지어 지난 5일 피츠버그 데뷔전 때는 포구 미스까지 저질렀다.
배지환이 마이너리그에서 좋은 타격과 안정된 수비능력을 보여주면 금세 카나리오를 끌어내리고 빅리그로 올라갈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배지환과 개막엔트리 진입 경쟁을 펼쳤던 잭 스윈스키도 현재 빅리그 7경기에서 타율 0.143(21타수 3안타) OPS 0.440에 그치고 있다. 심지어 주전 외야수 토미 팸도 타율 0.129(31타수 4안타) OPS 0.383에 불과하다. 총체적 난국이다.
배지환이 마이너리그행 결정에 실망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게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팀 외야수들이 죄다 부진하기 때문에 배지환 본인만 잘하면 콜업 찬스는 얼마든지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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