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우리 프로야구에서 보기드문 격렬한 '빠던(배트 던지기)'이 나왔다. 연장전 없이 경기시간만 4시간 53분에 달한 격렬한 경기를 뒤집은 짜릿한 한방이었다.
FA 베테랑 거포 양석환(두산 베어스)은 순각 격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6일 부산 사직구장, 양석환은 8회초 롯데 신인 박세현의 1군 데뷔 초구를 통타, 그대로 왼쪽 담장을 넘기는 역전 투런포를 터뜨렸다.
홈런 직후 양석환은 홈런 타구를 감상한 뒤 배트를 크게 던지며 환호했다. 롯데팬들 일각에선 '좀 너무하지 않냐'며 볼멘 소리가 나오기에 충분한 세리머니였다.
이승엽 두산 감독이 비디오판독 결과에 항의하다 퇴장까지 당했을 만큼 뜨거운 감정이 오간 경기였다. 프로야구 특성상 타 팀이라 해도 선수들간의 관계가 끈끈하고, 메이저리그와는 다른 분위기라곤 해도 양석환의 세리머니가 보기드물게 컸던 건 사실이다.
롯데 선수단의 생각은 어떨까.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롯데 캡틴' 전준우를 만났다. 그는 "선수들 사이에 싸움이 나야할 만한 상황으로 보지 않으셨음 좋겠다"는 속내를 전했다.
"그러잖아도 경기 끝나고 양석환이 미안하다는 카톡을 보내왔다. (주장)양의지도 따로 사과를 전해왔다."
이날 경기에서 롯데는 5-0으로 앞서다 5-6으로 역전당하고, 다시 12-7로 뒤집었다가 최종적으론 12대15 역전패를 당했다. 팬들 입장에선 말 그대로 복장이 터질 경기다. 심지어 부산 홈팬들 앞에서 치러진 경기였다. 한주를 마무리하는 일요일 경기이기도 했다.
워낙 치열하게 주고받으며 역전 재역전을 거듭했다. 선수들 역시 액션이 커질 수밖에 없는 극적인 상황이기도 했다.
항의하거나 할만한 상황도 아니었을 뿐더러. 어떤 불편한 속내를 전하기도 전에 먼저 두산 쪽에서 일찌감치 사과의 뜻을 전했다는 설명. 전준우는 "우리나라 야구에 빈볼(보복구) 같은 문화 없는거 팬들도 다들 아시지 않나. 메이저리그와는 다르다. 나중에 두산이랑 다시 붙어도 그런 일은 없을 거다. 다 선후배, 친구 사이인 문화 아닌가"라고 거듭 강조했다.
올해 2라운더(전체 14순위) 신인인 박세현 입장에선 악몽으로 남을 수 있는 경기다. 1군 데뷔전 초구가 양석환의 역전 홈런으로 이어졌기 때문. 그래도 김태형 롯데 감독은 "자신있게 잘 던졌다. 공에 힘이 있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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