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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영도 놀랐다 "요즘 깨달은 것 같다" 찬사…타율 0.344→노린대로 결승타 펑펑! 26세 미친 재능 꽃핀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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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7년 묵은 거포 유망주가 마침내 활짝 꽃을 피우고 있다.

KIA 타이거즈는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주중 시리즈 1차전에서 2안타 3타점 불방망이를 휘두른 변우혁을 앞세워 5대4, 1점차 신승을 거뒀다.

변우혁은 이날 1-2로 뒤진 상황에서 2타점 역전타를 때린 데 이어 3-3 균형에서 다시 결승타를 치는 등 클러치에 더욱 불타오르는 존재감을 과시했다.

북일고 시절부터 거포 유망주로 이름을 날렸던 변우혁은 2019년 1차지명으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그 해 노시환(2차 1라운드) 유로결(2차 2라운드)과 함께 한화의 미래를 이끌 '변노유' 트리오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홈런왕으로 '빵' 터진 노시환과 달리 재능을 꽃피우지 못했다. 2023년 한승혁-장지수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KIA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꾸준한 기회를 받으며 자신의 가능성을 증명했고, 김도영이 부상으로 빠진 사이 빛을 발하고 있다.

무난하게 3루를 채운 수비는 물론 타율 3할4푼4리 1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88의 만만찮은 타격 솜씨가 인상적이다.

경기 후 만난 변우혁은 "많은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팀이 힘든 시간을 보냈다. 가뜩이나 팀 분위기도 안 좋은데, 난 매순간 바짝 긴장해서 특히 더 힘들었다. 그런 경기를 잡아냈으니 의미가 깊다"며 비로소 활짝 웃었다.

그래도 그 와중에 찾아온 기회를 잡아챈 변우혁이다. 그는 "못해도 5할 승률은 유지하면서 버텨야 한다. 한경기 한경기 중요하다.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3루에서 풀타임을 뛰는 건 내겐 처음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두 개의 결정적인 안타는 모두 노림수가 제대로 맞아떨어진 결과물이다. 6회에는 1-2로 추격한 2사 만루에 등장, 롯데 박진을 상대로 2타점 적시타를 쳤다. 슬라이더만 노리고 있었고, 때 마침 들어온 슬라이더를 적시타로 만들어냈다. 결승타가 될 수 있는 타구였지만, 롯데가 3-3 동점을 만들면서 무산되는 듯 했다.

하지만 8회 1사 2루에서 정철원 상대로 다시 결승타를 쳤다. 변우혁은 "투수가 정철원이니까 직구를 노렸다. 계속 변화구를 던져서 파울로 쳐냈다. 마지막에 드디어 직구가 오길래 시원하게 쳤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타격감이 날카롭다는 뜻이다.

이날 KIA는 롯데 선발 김진욱에게 5회까지 노히트(1실책 1볼넷)로 꽁꽁 묶였다. 하지만 변우혁은 "우리 지금 계속 해보자는 분위기였다. 덕분에 결국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미소지었다.

"수비가 어렵진 않다. 1루를 주로 보다보니 3루가 좀 어려웠을 뿐이다. 지금 수비 부담은 전혀 없다. 너무 가끔 나가서 긴장하는 상황만 아니면 된다. 하면 할수록 여유가 붙고 있다."

사실 시즌 전만 해도 변우혁의 올시즌 전망이 밝진 않았다. 김도영이 굳건히 버티고 있고, 우타 빅뱃 자원으로 이우성이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고, 여기에 새 외인 위즈덤까지 합류했기 때문. 위즈덤의 포지션에 대해서도 '주 포지션은 1루지만 3루도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멀티플레이어로서의 존재감도 위협 받았다.

그 때문일까. 변우혁은 비시즌 김도영과 함께 훈련하며 스스로를 갈고 닦았다. 그는 "3살 동생이지만, 정말 많이 배우고 있다. 오늘 경기 전에도 도영이와 연락을 했다. '형, 요즘 뭔가 깨달은 것 같아요'라고 칭찬을 하더라"며 뿌듯해했다.

"확실히 전과 달라진 느낌이다. 예전엔 타석에 들어오면 욕심부터 부렸다. 마음만 앞선 채 타석에서 수싸움을 하곤 했다. 이젠 최대한 욕심을 버린다. 득점권 상황에서 하나 둘 치기 시작하니까 그 맛이 더 좋다. 욕심내서 멀리 치기보단 주자가 깔려있을 때 안타 하나씩 쳐주는 게 더 좋다."

이제 김도영이 돌아온다 해도 변우혁의 활용도를 고민하며 기회를 줘야할 판이다. 부진한 타선의 활력소 역할을 제대로 해주고 있다.

이범호 감독은 김도영의 상태에 대해 "부상은 90% 이상 회복됐다. 하지만 근육은 적응이 필요하고, 실전 감각도 끌어올려야 한다. 트레이닝팀에서 완전히 다 나았다고 판단했을 때 퓨처스 경기를 내보내보고, 완벽하게 만들어서 올라올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도영에게 최대한 여유를 줄 수 있게 된 이유, 변우혁 덕분이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