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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교묘하게 살아남으려는 사채남은 강자 앞에선 한없이 비굴하고, 약자 앞에선 잔인해지는 전형적인 '강약약강'의 인간 군상. 이희준은 이 복잡한 캐릭터를 허투루 흘리는 감정 없이 밀도 높은 연기로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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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겉으로는 침착하고 이상적인 척하지만 그 말투와 눈빛에는 극도의 분노, 무너진 자존감이 교차한 인물의 내면을 섬세하게 풀어냈다. 길룡 앞에서 툭툭 내뱉는 짧은 대사들 속에 체념과 광기를 담아냈고, 보험사 직원과의 대면 장면에선 감정을 억누른 억지웃음으로 불편한 긴장감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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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이희준은 사채남이라는 인물을 현실 어딘가에 존재할 법한 '찌질하고 비겁한 인간'으로 살아 숨 쉬게 만들었다. 그는 말투 하나, 움츠러든 어깨, 눈빛의 각도까지 디테일하게 설계하며 인물의 물리적·정신적 무너짐을 설득력 있게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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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악연'을 통해 다시 한번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과 깊은 내공을 증명한 이희준. 흔히 소비되는 '악역'이 아닌, 생존을 위해 도덕을 버린 인간의 복잡한 실체를 설득력 있게 그려내며 작품 전체의 서스펜스와 리얼리티를 견인한 이희준의 다음 행보에 대한 기대가 증폭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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