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허상욱 기자] '이것이 1등 팀의 여유인가?'
1회초 허용한 상대 팀의 첫 안타, LG의 1루수 오스틴이 베이스를 밟고 선 이재현의 레그 가드를 손수 풀어주는 친절을 베풀었다. 이재현은 갑자기 훅 들어온 낯선 남자의 손길에 당황할 법도 했지만, 오히려 익숙한 듯 미소를 지으며 고마움을 표했다.
1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와 삼성의 경기, 1회초 1사 후 이재현이 임찬규의 투구를 받아쳐 중견수 앞 안타를 때려냈다.
안타 후 1루 베이스를 밟은 이재현이 타임을 외친 후 서둘러 몸에 착용한 보호대를 풀어내기 시작했다. 타격 시 필요한 왼쪽 팔꿈치와 정강이에 착용한 보호대는 주루에는 필요가 없었다.
이재현이 팔꿈치 보호대를 푸는 사이 오스틴이 그의 곁에 다가왔다. 오스틴의 시선은 이미 이재현의 다리 쪽으로 향해 있었다.
이재현이 팔꿈치 보호대를 푸느라 정신이 없던 사이 오스틴의 손이 그의 정강이 보호대로 향했다.
팔꿈치 보호대를 벗어낸 이재현이 오스틴의 손길을 느낀 후 손을 뻗었을땐 이미 보호대의 버클이 풀려지고 있는 상태였다. 미안했던 이재현은 장갑을 끼운 손을 뻗어 자신의 버클을 풀어내려 했지만 오스틴의 손이 더 빨랐다.
오스틴의 도움으로 이재현은 빠르게 장비를 벗어냈고 주루 준비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별 것 아니라는 듯 시크한 모습의 오스틴을 향해 이재현은 고마움을 전하며 미소를 지었고 오스틴은 이재현의 등을 두드려 주는 형님다운 모습을 선보이며 두 선수 간의 짧은 인사가 오고 갔다.
작은 행동이었지만 오스틴이 보여준 배려심이 훈훈함을 안겨줬다. 경기의 긴장감 속에서도 따뜻한 배려와 여유를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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