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사실 경쟁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프로 세계에서, 어떤 팀이 잘 나가면 우연은 없다. 다 이유가 있다. 전력이 막강하든, 감독의 용병술이 대단하든, 'FA 대박'을 앞둔 선수들이 많아서든 뭔가 동력이 있다.
LG 트윈스가 그야말로 '미친 기세'다. 19일 SSG 랜더스전 승리까지, 22경기 18승4패 승률 8할1푼8리다. 2위 한화 이글스가 13승11패 5할4푼2리, 승차 6경기인걸 감안하면 엄청난 수치다.
LG가 상위권 후보로 꼽히지 않은 건 아니다. 2023 시즌 통합 우승을 이끈 전력이 고스란히 남아있고, 지난해 주춤했다고 하지만 결국 정규시즌 3위였다. 우승을 노리는 팀이라 못해보인 것일 뿐, 선수들의 줄부상을 감안하면 충분히 잘한 시즌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압도적일 줄은 몰랐다. 오히려 '절대 1강' 후보로는 지난해 우승팀 KIA 타이거즈가 꼽혔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주축 선수들의 릴레이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는 KIA는 힘겹게 중하위권 싸움을 벌이는 중이다.
그렇다면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LG가 잘 나가는 이유는 뭐가 있을까. 장기 레이스, 가장 중요한 건 뭐니뭐니 해도 선발이다. LG는 선발 투수들 페이스가 너무 좋다. 에르난데스가 개막 후 난조를 보였고, 부상으로 이탈했지만 치리노스, 손주영, 임찬규, 송승기로 이어지는 나머지 선발 투수들이 압도적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치리노스 4승, 손주영 3승, 임찬규 4승이다. 치리노스와 임찬규 다승 공동 1위 ,손주영 공동 4위다. 송승기는 1승 뿐이지만 올해 처음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어린 선수가 승패 관계 없이 팀 승리에 도움이 되는 투구를 하고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일이다.
그리고 중요한 건 야수진 운영이다. 염경엽 감독은 올시즌 성적과 육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고 선언했다. 허언이 아니다. LG의 상승세 과정, 지난해까지 주전으로 뛰지 못했던 송찬의, 구본혁, 최원영, 이주헌 등 젊은 선수들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지금은 2군에 있지만 문정빈의 초반 활약도 인상적이었고, 최근에는 이영빈이 올라와 진가를 보여주려 한다.
염 감독의 올시즌 운영을 보면, 어떤 감독도 주전 라인업에서 뺄 생각을 할 수 없는 '타격 기계' 김현수가 사실상 송찬의와 플래툰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휴식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오지환, 박해민 등 베테랑들을 과감히 뺀다. 19일 SSG전은 신민재의 타격 컨디션이 좋지 않자, 휴식을 줬다. 잘 나가다, 그렇게 주전을 빼고 지면 '명장병'이라는 비난을 듣는다. 하지만 LG는 누가 들어와도 큰 전력 누수가 없다. 이긴다. 염 감독은 아무에게나 기회를 주지 않는다. 어린 선수들도 '싸울 준비'가 됐다는 판단 하에 내보낸다. 그러니 팀에 건강한 긴장감이 생긴다.
오지환은 벌써 몇 년째 대체 불가 유격수로 활약중인가. 하지만 올해는 아니다. 오지환이 들려주는 얘기에 올시즌 LG가 왜 강한가 답이 있다. 오지환은 "선수단에 알게 모르게 긴장감이 돌고 있나"라는 질문에 "그런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사실 지금까지 (포지션 특성상) 나는 경쟁이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올해는 아니다. 진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 나도 이제 선수 생활 막바지에 접어드는 시점이다.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려고 한다. 정말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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