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브루노 페르난데스가 '맨유의 왕'인 이유를 입증했다.
루벤 아모림 감독이 이끄는 맨유는 2일(이하 한국시각) 스페인 빌바오의 산 마메스에서 열린 빌바오(스페인)와의 2024~2025시즌 유로파리그 4강 1차전에서 3대0으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맨유는 결승 진출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 맨유는 9일 홈인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포드에서 2차전을 치른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은 없었다. 맨유는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10승9무15패(승점 39점)를 기록하며 14위에 머물러 있다. EPL 출범 이후 구단 사상 한 시즌 최저 승점을 확정한 상태다. 여기에 카라바오컵 8강,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16강에서 탈락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맨유는 전반 5분 알레한드로 가르나초의 득점이 나왔다. 하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으며 아쉽게 골 기회를 놓쳤다. 이후 한동안 경기 주도권을 상대에게 내줬다. 하지만 전반 30분 카제미루의 선제골을 기점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전반 35분엔 수적 우위까지 점했다. 빌바오 다니 비비안이 페널티 지역 안에서 라스무스 호일룬의 득점 찬스를 반칙으로 막아섰다는 이유로 레드카드를 받았다. 이어진 페널티킥을 페르난데스가 깔끔하게 성공하면서 맨유가 완전히 흐름을 잡았다. 분위기를 탄 맨유는 전반 종료 직전 페르난데스의 추가 득점으로 3-0 점수 차를 벌렸다. 맨유는 후반에도 상대를 몰아 붙였다. 추가 득점은 없었지만, 리드를 지키며 값진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날 선발 출전한 페르난데스는 풀 타임 활약하며 혼자 두 골을 책임졌다. 영국 현지 언론의 극찬이 쏟아졌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트는 10점 만점에 무려 9.4점을 줬다. 더선은 페르난데스에게 최고점인 9점을 주며 '그는 맨유가 유로파리그에서 우승한다고 해도 시즌을 구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가 믿든 믿지 않든 이날 경기에서 모범을 보였다. 그는 귀가 먹먹해지는 홈팀 응원에도 침착하게 페널티킥을 성공했다. 그는 거의 혼자서 맨유의 예상치 못한 영광, 정점으로 이끌었다'고 했다. 익스프레스도 9점을 주며 '페널티킥 득점에 쐐기골까지 꽂아 넣었다. 믿을 수 있는 선수, 리더의 활약'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올 시즌 유로파리그 결승에선 EPL 팀 격돌 가능성이 커졌다. 이날 열린 4강전에선 맨유 뿐만 아니라 토트넘도 승리를 챙겼다. 스포츠 통계 전문 옵타는 2차전을 홈경기로 치르는 맨유가 결승에 진출할 확률을 97%, 원정길에 오르는 토트넘의 결승행 가능성을 91%로 봤다. 유로파리그 우승팀은 자국 리그 순위와 관계없이 다음 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UCL) 출전권을 얻는다.
역대 유럽클럽대항전 결승에서 잉글랜드 팀끼리 맞붙은 것은 다섯 차례 있었다.
유로파리그의 전신인 유럽축구연맹(UEFA)컵이 출범한 1971~1972시즌 결승에서 토트넘과 울버햄튼이 처음으로 붙었다. 토트넘은 원정 1차전에서 2대1로 승리한 뒤 안방에서 열린 2차전에서는 1대1로 비겨 UEFA컵 초대 챔피언이 됐다.
36년 뒤인 2007~2008시즌 UCL 결승에서 맨유와 첼시가 만났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단판으로 열린 경기에서 맨유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선제골로 앞섰으나 첼시가 프랭크 램퍼드의 동점 골로 균형을 맞췄다. 연장전까지 1대1로 맞선 뒤 승부차기에서 맨유가 6-5로 이겨 정상에 올랐다. 당시 맨유 소속이던 박지성은 팀이 결승까지 오르는 데 힘을 보탰으나 정작 결승전에서는 출전 선수 명단에서 빠져 한국 팬들이 크게 아쉬워했다.
2018~2019시즌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UCL 결승에서는 리버풀이 토트넘을 2대0으로 눌러 대회 통산 6번째 정상을 밟았다.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치러진 유로파리그 결승에서는 첼시가 아스널을 4대1로 완파하고 통산 두 번째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020~2021시즌 포르투갈 포르투에서 열린 UCL 결승에서 첼시가 카이 하베르츠의 결승 골로 맨시티를 1대0으로 누르고 우승 세리머니를 펼쳤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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