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사실 그때 저도 짐이 있었는데, 이렇게 빨리 회복할 줄은 몰랐어요."
불과 한달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꼴찌 추락에서 공동 1위까지. 베테랑 감독도 깜짝 놀랐다.
지금 KBO리그에서 가장 무서운 팀은 단연 한화 이글스다. 개막 초반 무서운 기세로 거의 8할 승률을 유지해오던 '절대 1강' LG 트윈스를 위협하고 있다.
한화는 지난 6일 대전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3대1로 승리하면서 8연승을 질주했다. 올 시즌에만 벌써 두번째 8연승이다. 4월 13일 대전 키움 히어로즈전부터 4월 23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까지 시즌 첫 8연승을 달렸던 한화는, 연승이 끊긴 후 2연패에 빠졌었다.
그러나 금새 다시 회복했다. 4월 26일 대전 KT 위즈전부터 무서운 기세로 승수를 쌓기 시작하더니, KT~LG~KIA를 거쳐 삼성까지 최소 위닝시리즈를 확보했다.
운까지 따랐다. 연승이 길어지고, 이기는 경기가 많아졌는데 거의 대부분 1~2점 차 이내 타이트한 승부라서 불펜 투수들이 다소 지쳐있었다. 그런데 그럴 때마다 날씨가 도왔다. 적절한 우천 순연이 추가되면서, 지난주에만 두차례 우천 순연으로 휴식을 취했다. 선수들에게 충분히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신의 한 수가 됐다.
한화는 6일 기준으로 승률 0.639를 기록하며 공동 선두에 올라있다. 개막 초반 그렇게 무서웠던 LG가 주춤하면서 두팀 모두 나란히 36경기 23승13패로 승패가 같다.
이 모든 게 불과 한달 사이에 일어난 일이다. 한화는 개막 초반 타선 침체로 최하위까지 추락했었다. 약 한달 전인 4월 9일까지의 팀 순위도 10위였다.
그런데 노시환과 에스테반 플로리얼을 중심으로 중심 타선의 해결 능력이 살아나고, 김서현의 마무리 전환 이후 한승혁, 박상원, 정우주까지 핵심 불펜 투수들이 제 역할을 해주면서 무서운 기세로 승수를 쌓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한화의 최대 장점은 단연 선발진이다. 리그 최강 외국인 투수로 자리잡고 있는 코디 폰세를 시작으로 라이언 와이스, 류현진, 엄상백, 문동주까지 선발진이 워낙 탄탄하다보니, 연패는 적고 연승은 길어지고 있다.
베테랑 중의 베테랑인 한화 김경문 감독도 시즌 초반의 위기는 쉽지 않았다. 김 감독은 "처음 (시즌이)시작했을때 와, 그때 (마음의)짐이 있었다"고 돌이켰다.
신구장 개장과 더불어 엄상백, 심우준까지 영입하면서 야심차게 시즌을 시작했던 한화. 유력한 5강 후보라는 평가와 기대를 받았지만, 개막 초반 생각보다 페이스가 올라오지 않으면서 하위권에 머물렀고 그로 인한 불안감이 컸다. 김경문 감독이 짐을 느꼈던 괴로운 시기였다.
그러나 그 시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김 감독은 "이렇게 빨리 회복했다는 게 저도 놀랍다. 4월달에 생각보다 빨리 올라왔고, 5월 스타트가 중요하다고 했는데 어려운 경기에서 선수들이 결과를 만들어주고 있다. 그게 고맙다"고 이야기했다.
7일 2005년 이후 20년만의 9연승에 도전하는 한화. 연승 기록보다도 중요한 강팀의 조건을 하나씩 갖춰나가고 있다는 사실이 가장 고무적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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