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호크스 시절 가이 다쿠야(33)는 일본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최고 포수였다. 2017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부터 시작해 2019년 프리미어12, 2020년 도쿄올림픽 일본대표로 활약했다. 그는 2023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주전 포수로 일본대표팀을 14년 만의 우승에 공헌했다. 소프트뱅크의 핵심 전력이었다.
육성 드래프트를 거쳐 소프트뱅크에 입단해 성장한 가이는 지난겨울 고심 끝에 이적을 결정했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어 요미우리 자이언츠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그는 규슈 오이타 출신이다. 규슈를 연고지로 하는 소프트뱅크가 고향팀이다.
포수 레전드인 아베 신노스케 감독(46)이 그를 자이언츠로 잡아끌었다. 주전 포수가 있는데도 최고 포수를 원했다. 아베 감독은 자신이 현역 시절 달았던 등번호 '10번'을 물려주며 신뢰를 보여줬다.
가이는 "리그를 바꿔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다"고 했다. 소프트뱅크는 퍼시픽리그, 요미우리는 센트럴리그를 대표하는 팀이다.
소속 팀이 바뀌었으나 변함없이 일본 최고 포수다. 그런데 극적인 변화가 생겼다. 지난해까지 통산 타율 2할2푼3리를 기록한 '수비형 포수'가 갑자기 맹타를 휘두른다. 요미우리 타선의 중심타자로 매서운 공력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가이는 지난 6~7일 한신 타이거즈전에 '5번-포수'로 선발 출전해 연속 안타를 기록했다. 6일 경기에선 시즌 4호 1점 홈런을 때렸다. 요미우리는 이 홈런 덕분에 영봉패를 면했다.
7일까지 32경기에 나가 타율 0.300(110타수 33안타)-3홈런-10타점을 올렸다. OPS(출루율+장타율)가 0.787이다. 눈에 비비며 다시 보게 되는 스탯이다. 센트럴리그 타격 6위고, 안타 9위-OPS 7위다.
입단 4년차인 2014년 1군 데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100안타를 넘지 못했다. 2021년 91개가 한 시즌 최다 안타다. 지난해 타율 0.256를 기록하고 88안타를 쳤다. 물론 3할 타율을 올린 시즌도 없다. 2019년 0.260이고 최고였고, 2022년엔 0.180을 찍었다.
무엇이 가이를 바꿔놓을 것일까.
이전 소속팀 감독도 이 점이 궁금한 모양이다. 고쿠보 히로키 소프트뱅크 감독은 "가이가 자이언츠로 이적한 뒤 소프트뱅크에서 못 본 타격을 한다. 만나면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물어보고 싶다"고 했다.
8일 열린 2025년 올스타전 가이드라인 발표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고쿠보 감독은 취임 첫해인 지난해 소프트뱅크를 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우승팀 사령탑 자격으로 이번 올스타전에서 퍼시픽리그팀을 지휘한다.
이 자리에 아베 감독도 함께 자리했다. 그는 올해 센트럴리그 올스타팀 사령탑이다. 아베 감독은 "정신력이 좋아진 것 같다. 소프트뱅크에 있을 땐 자신보다 좋은 타자가 많아 수비에 집중한 것 같다"고 했다.
가이는 요미우리 팀 내 타격 4위, 안타 2위, OPS 3위다. 주포인 4번 타자 오카모토 가즈마가 부상으로 이탈해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주로 하위 타순에 들어가던 수비형 포수의 놀라운 변신이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한 결과라고 봐야 할까. 아니면 시간이 흐르면 제자리를 돌아갈까.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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