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손흥민(33·토트넘)이 대망의 유로파리그(UEL) 결승을 약 열흘 남겨두고 그라운드에 성공적으로 복귀했다. 지난 4월 11일 프랑크푸르트와의 2024~2025시즌 UEL 8강 1차전서 당한 발 부상으로 한 달, 8경기에 결장한 손흥민은 11일(한국시각) 홈 토트넘홋스퍼스타디움에서 열린 크리스탈팰리스와의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 36라운드서 교체명단에 포함, 후반 13분 풀백 페드로 포로와 교체되면서 그라운드를 밟았다. 팀이 전반 45분과 후반 3분 에베레치 에제에게 연속 실점해 0-2로 끌려가는 상황에서 투입된 손흥민은 약 32분 동안 상대 진영 곳곳을 활발히 누볐다. 손흥민은 경기 후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주변 분들의 도움과 희생으로 예상보다 더 빨리 복귀할 수 있었다"라며 "선수들과 좋은 시간 또 힘든 시간을 같이 보내는 게 중요하다. 오늘 다시 팀원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너무 기분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주도권이 이미 팰리스 쪽으로 넘어간 분위기에서 공격수인 손흥민이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았다. 후반 44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쏜 이날 유일한 슈팅은 수비벽에 막혀 무위에 그쳤다. 이날 토트넘은 0대2로 졌다. 매체 'ESPN'은 EPL 라운드 리뷰에서 '토트넘은 끔찍했다. 팰리스에 더 큰 점수차로 패할 수도 있었다'라고 평한 뒤, 이번 패배가 토트넘의 시즌 20번째 리그 패배란 사실을 꼬집었다. 승점 36점에 머문 토트넘은 같은 날 웨스트햄(승점 40)이 맨유(승점 39)를 2대0으로 꺾으면서 순위가 17위로 한 계단 더 추락했다. 17위는 조기강등이 확정된 18위 입스위치 타운, 19위 레스터시티, 20위 사우샘프턴을 제외하면 가장 낮은 순위다. 독일의 함부르크, 레버쿠젠을 거쳐 2015년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손흥민은 지금까지 EPL에서 8위 아래로 떨어져 본 적이 없다. 커리어를 통틀어 가장 낮은 순위는 프로 초창기인 2011~2012시즌 함부르크에서 기록한 15위. 최근 5경기에서 4패를 당한 현재 분위기상으론 올 시즌을 17위 또는 16위로 마쳐도 이상할 게 없다.
시즌 내내 극심한 부진으로 일찌감치 리그에서 희망을 잃은 토트넘이 이날 경기에서 얻은 유일한 소득은 '캡틴' 손흥민이 부상 재발없이 성공적으로 복귀한 것이다. 이날 개인통산 EPL 332번째 경기에 출전해 한국인으론 처음으로 통산 경기 출전수 순위 두자릿수(공동 98위)에 진입한 손흥민은 오는 17일 애스턴빌라와의 EPL 37라운드 원정경기서 경기 감각을 더 끌어올려 토트넘의 시즌을, 어쩌면 손흥민의 말년 커리어를 좌우할 수 있는 '인생 경기'를 최고의 상태로 맞이하겠다는 각오다. 손흥민은 "내가 해야 할 것들을 해야 한다. 몸 상태를 끌어올려 가장 중요한 경기에 포커스를 맞춰 놓고 싶다"라고 UEL 결승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준결승에서 보되(노르웨이)를 꺾고 결승에 오른 토트넘은 22일 스페인 빌바오에서 같은 EPL의 맨유와 유로파 우승을 놓고 단판 대결한다. 1972년과 1984년, 두 차례 UEL을 제패한 토트넘은 41년 만이자 통산 3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지금까지 EPL, 카라바오컵(리그컵), 유럽챔피언스리그(UCL)에서 모두 준우승에 머물렀던 손흥민으로선 커리어 첫 우승에 재도전한다. 현지에선 EPL 17위 토트넘과 같은 날 토트넘과 똑같은 스코어로 웨스트햄에 패한 16위 맨유의 결승전을 '엘 클라우니코'(El Clownico)라고 칭한다. 광대를 뜻하는 단어 'Clown'과 '엘 클라시코'의 합성어다. 리그에서 최악의 행보를 보인 두 팀이 UEL 결승전에서 맞붙고, 나아가 둘 중 한 팀이 다음 시즌 UCL 티켓을 거머쥐는 것이 광대짓처럼 우스꽝스럽다는 표현이다. 아무리 조롱해도 이번에 우승한 팀은 부와 명예, 여기에 다음 시즌 UCL 티켓까지 얻는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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