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울산 HD는 거짓말처럼 한 번도 아닌 두 차례나 경기 종료 직전 VAR(비디오판독) '온필드리뷰' 끝에 페널티킥(PK)을 허용했다. 5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동해안 더비'에선 1-1 상황에서 루빅손이 핸드볼 파울을 범했다. 11일 제주 SK전에서는 2-1, 승리를 눈앞에 두고 보야니치의 핸드볼 반칙이 선언됐다. 포항전은 패전, 제주전은 무승부의 위기였다.
PK는 확률상 골키퍼보다 키커가 더 유리하다. 그러나 마치 각본으로 짠듯 두 경기 연속 극적인 '극장 선방 드라마'가 연출됐다. 그 주인공이 대한민국 '넘버1' 수문장 조현우(34·울산)라 더 화제다. 2경기 모두 볼은 골문을 향했다. 그는 포항전에선 주닝요가 오른발로 낮게 깔아 찬 것을 몸을 날려 쳐냈다. 제주전에서는 유리 조나탄의 킥방향을 제대로 간파했고, 볼은 다시 그의 '거미손'에 걸렸다.
조현우는 승점 0점과 1점이 될 수 있는 상황에서 1점과 3점을 유지케했다. 2경기에서 승점 3점을 선물한 셈이다. 울산은 K리그1 3년 연속 우승에 빛나지만 올 시즌 '이상 저온'에 시달렸다. 3연승 후 4경기 연속 무승(2무2패)에 이어 '퐁당퐁당'으로 신음하다 3경기 연속 무패(2승1무)로 반등에 성공했다. 조현우가 팀을 수렁에서 건져냈다.
그러나 그 또한 굴곡이 있었다. "조현우의 선방은 일상"이라는 찬사가 잠시 위력을 잃었다. 그는 K리그1 시즌 개막 전인 2월 12일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와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서 코뼈가 골절되는 부상 암초를 만났다. K리그1 개막전을 필두로 3경기 연속 결장했다. 조현우는 3월 9일 제주와의 4라운드에서 돌아왔지만 안면보호대인 마스크를 착용한 악조건이어서 예전처럼 눈에 띄는 선방은 없었다. 쉼표는 한 차례 더 있었다. 지난달 13일 대구FC와의 원정경기에선 허리에 이상 신호가 있었고, 19일 강원FC전에 결장했다.
의문부호가 달렸지만 결과적으로 '세상에서 가장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김판곤 울산 감독의 믿음에도 추호의 흔들림이 없다. 그는 "(조현우를) 신뢰하고 있었다. 페널티킥을 두 번이나 막는 건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탁월하다"고 엄지를 세웠다. 하지만 조현우는 '아직은'이라고 손사래를 쳤다. 그는 제주전 후 "정말 중요한 순간에 좋은 선방이 나와 자신감이 오른 것은 맞지만 여전히 경합 상황에서 두려움이 있다. 훈련에서 더 과감하게 하려고 한다. 그래도 마스크를 쓰지 않는 게 아무래도 시야 측면에서 좋은 경기력으로 나오는 듯하다"고 했다. 그리고 "오늘 승점을 얻었지만, 아직 부족하다. 울산은 더 잘해야 한다. 겸손한 자세로 상대를 압박하는 팀이 되도력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울산은 14일 오후 7시 K리그2의 인천 유나이티드와 코리아컵 16강전을 치른다. 인천은 올 시즌 2부로 떨어졌지만 1위를 질주하는 만만치 않은 상대다. 2024시즌의 전력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조현우는 코리아컵 '출전조'로 분류돼 제주전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울산으로 이동했다. 그는 12일 PK 선방 비결을 묻는 질문에 "매일 훈련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 그리고 항상하는 이미지 트레이닝이 선방에 큰 도움이 된다. 또 '자신에 대한 믿음'이 큰 자신감을 주고 이것이 그라운드에서 좋은 결과로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멘털'까지 잡아주는 조준호 골키퍼 코치 존재도 늘 고맙다. 조현우는 "매 경기에 나서기 전에 조준호 코치님과 서로 분석하며 준비한 내용을 함께 숙지한다. 경기 중 중요한 순간에는 눈빛과 말로 교류하면서 큰 힘을 얻는다"고 웃었다. '조현우가 조현우하는 날', 울산은 미소로 가득하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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