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생애 한 번 뿐일지도 모르는 결승전, 팬들의 직관 욕구를 자극할 수밖에 없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토트넘 팬들은 '스페인 원정'에 들뜬 분위기. 오는 22일(한국시각) 스페인 빌바오의 산마메스에서 열리는 2024~2025 유로파리그 결승전 때문이다. 유럽챔피언스리그에 비해 한 단계 낮게 치부되는 대회. 하지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소속팀 간 맞대결이기에 양팀 팬들의 자존심 싸움은 대단할 수밖에 없다. 특히 두 팀이 약속이라도 한 듯 올 시즌 유례 없는 부진을 겪은 만큼, 유로파리그 우승 타이틀은 사실상 마지막 자존심과 다름 없다. 국내 팬들에겐 토트넘 캡틴인 손흥민의 타이틀 도전이라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게 다가오는 승부다.
결승전이 펼쳐질 산마메스의 입장 정원은 4만9600명. 유럽축구연맹(UEFA)은 이 중 1만5000석 분의 입장권을 맨유, 토트넘에 각각 배분했다. 두 팀 모두 최대한 많은 팬들에게 구매 기회를 준 다는 입장. UEFA 배분 입장권은 34파운드(약 6만3000원)로 가장 저렴한 축에 속한다. UEFA는 이 외의 일반 입장권을 3개 등급으로 나눠 55~204파운드(약 10~37만원)에 판매한다. 이 가격에 입장권을 구하지 못하는 이들이 직관하기 위해선 수십~수백배로 뛰는 암표값을 감당해야 할 전망.
양팀 팬들이 운좋게 입장권을 구하더라도 빌바오까지 이동이라는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BBC는 최근 유로파리그 결승전 일정에 맞춰 맨체스터, 런던에서 왕복하는 비용을 추산했다. 이에 따르면 결승전 당일 맨체스터에서 출발해 이튿날 돌아오는 저가 항공권 왕복 티켓 가격이 최대 940파운드(약 175만원)에 달한다. 경기 하루 전 출발하는 티켓은 917파운드(약 171만원)로 약간 싸지만, 천정부지로 치솟은 현지 숙박비를 고려하면 효과는 상쇄된다. 때문에 일부 팬들은 맨체스터에서 빌바오까지 버스로 이동하는 극단적인 방법도 마다하지 않는 눈치. 경기 이틀 전 출발해 런던→파리→보르도에서 각각 환승하면 약 37시간 만에 빌바오에 도착할 수 있다. 가장 저렴한 206파운드(약 38만원)짜리 왕복 티켓을 끊으면 맨체스터에서 빌바오까지 38시간25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마저도 추정치 일 뿐, 도로 사정에 의한 지연도 감수해야 한다.
수도 런던에서 출발하는 토트넘 팬들이라고 해서 사정은 다르지 않다. BBC는 경기 당일 출발해 이튿날 돌아오는 런던-빌바오 왕복 항공권 가격이 최소 1285파운드(약 240만원)라고 전했다. 경기 하루 전 출발하는 왕복 항공권 가격은 795파운드(약 148만원)로 싸지는 게 그나마 위안거리. 환승 포함 32시간이 소요되는 런던-빌바오 버스 왕복 티켓 가격은 212파운드(약 39만원)로 맨체스터발과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항공권에 비해 크게 싼 가격 때문인지 런던-빌바오 버스편 대부분이 만석인 상황이다.
항공편, 버스 대신 자가용을 이용해 빌바오까지 가는 방법도 있다. 도버 해저터널을 통해 유럽 대륙으로 건너가 프랑스를 경유, 스페인 빌바오까지 가는 것이다. BBC는 '런던에선 14시간 이상, 맨체스터에선 18시간 이상 걸릴 것이다. 통행료, 유류비 등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천신만고 끝에 빌바오에 도착하는 맨유, 토트넘 팬들을 기다리고 있는 건 살인적인 숙박 가격. BBC는 '빌바오 시내 중심가 호텔 가격은 현재 박당 2601~4201파운드(484~782만원)'라며 '빌바오에서 차로 30분 이상 걸리는 타지역으로 가면 좀 더 저렴한 숙소들이 있다'고 전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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