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항생제를 생후 첫 1년 동안, 특히 생후 3개월 이내에 복용한 여자아이는 조기 사춘기를 겪을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한양대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 최윤수 교수 연구팀은 이런 연구결과를 최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유럽소아내분비학회(ESPE) 및 유럽내분비학회(ESE) 공동 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조기 사춘기(진성 성조숙증, CPP)는 아이들에게서 정상적인 사춘기보다 빠르게 2차 성징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여아는 만 8세 이전, 남아는 만 9세 이전에 시작되는 경우를 말한다.
최근 수십 년간 조기 사춘기 발생률이 증가하면서, 연구자들은 그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다양한 요인을 조사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한양대학교 구리병원과 한양대학교 의료원의 연구팀이 진행했으며, 생후 0~12개월 동안 항생제를 복용한 한국의 영유아 32만 2731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해당 아동을 추적 관찰, 여아가 만 9세, 남아가 만 10세가 될 때까지의 발달 과정을 조사했다.
그 결과, 생후 3개월 이전에 항생제를 처방받은 여아는 조기 사춘기가 발생할 확률이 33%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생후 14일 이전에 항생제를 복용한 경우 위험도가 40% 증가했으며, 항생제 사용 시기가 빠를수록 조기 사춘기 위험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5개 이상의 항생제 종류를 사용한 경우, 2개 이하의 종류를 사용한 경우보다 조기 사춘기 위험이 22% 더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남아의 경우 항생제 복용과 조기 사춘기 간의 연관성이 발견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한양대 구리병원 최윤수 교수는 "이번 조사는 영유아기 항생제 사용의 시기, 빈도, 종류 수와 조기 사춘기의 연관성을 대규모 국가 데이터로 분석한 최초의 연구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또한 "앞선 연구에서 완전 모유 수유가 조기 사춘기 위험을 낮춘다는 결과를 발견한 바 있다"며 "이는 장내 미생물 환경이나 내분비 대사 경로가 사춘기 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최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의료진과 부모들이 영유아 항생제 치료 결정을 내릴 때 장기적인 영향을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항생제 사용이 사춘기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더욱 깊이 연구할 계획이며, 어린 시절 항생제 장기 복용이 성장, 대사, 내분비 건강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추가적으로 분석할 예정이다.
최 교수는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이해하면 안전한 항생제 사용 지침 마련과 영유아 건강을 위한 조기 관리 전략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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