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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콜대원' 대원제약 세무조사 진행…실적 부진 경영환경도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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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원제약의 경영환경에 '빨간불'이 커졌다. 국세청으로부터 지난달부터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 공격적인 신사업 확장에 나섰지만, 제대로 된 성과로 이어지지 못했고 최근 실적도 부진하다. 연이은 악재가 경영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선 무엇보다 지난해부터 대원제약을 이끄는 백인환 대표의 경영능력에 물음표가 붙을 수 있다는 말도 들린다.



▶조사4국 투입, 특별세무조사 무게

20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은 대원제약에 대한 세무조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 3월 대원제약 본사와 대원바이오텍, 니음헬스케어에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요원을 사전 예고 없이 투입, 세무조사에 필요한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조사4국은 탈세 또는 비자금 조성 혐의 등에 대한 비정기 세무조사(특별세무조사)를 전담하는 부서다. 특정 혐의를 포착하거나 첩보 등을 바탕으로 조사에 투입되는 경우가 많아 '재계 저승사자'로 불린다. 국세청의 대원제약 관련 세무조사 배경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업계 안팎에선 조사4국이 투입된 점에서 리베이트 의혹과 탈세 또는 비자금 조성 혐의 의혹 등과 연관이 있을 것이란 의견을 내놓고 있다.

업계는 대원제약의 최근 세무조사는 지난해 9월 국세청이 국내 제약사를 대상으로 벌인 일반세무조사의 연장선상에서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리베이트 혐의를 받는 제약사와 의료기업체 중 대원제약도 포함됐던 만큼 리베이트 의혹을 어느 정도 파악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대원바이오텍에 대한 세무조사가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탈세 또는 일감몰아주기 혐의를 포착했을 가능성도 있다. 대원바이오텍은 대원제약의 영업대행사(CSO)를 관리하는 곳이다.

대원바이오텍의 지난해 매출액은 565억6000만원이다. 이중 대원제약과 거래를 통해 발생한 매출은 311억9000만원이다. 전체 매출액 대비 54%에 달했다. 모기업을 통해 몸집을 키우고 있는 셈이다. 특히 대원바이오텍은 내부 거래를 통해 발생한 매출을 바탕으로 배당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대원바이오텍의 배당은 주당 200원으로, 지분 27.57%를 보유한 대원제약은 1억3100만원의 배당 이익을 거뒀다. 적은 금액이지만, 내부 일감몰아주기와 배당을 통해 오너가의 주머니를 채우고 있는 듯 비칠 수 있다.

대원제약의 지분은 지난해 말 기준 백승호 회장과 백승열 부회장이 각각 9.63%, 11.34%를 보유하고 있다. 백인환 대표(지분 5.8%)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16.72%인 만큼 오너 일가의 대원제약 관련 지분은 37.69%로 늘어나게 된다. 대원제약은 세무조사와 관련해 별다른 언급은 하지 않고 있다. 대원제약 관계자는 "특별세무조사가 아닌 일반 세무조사로 알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일반 세무조사는 정기적으로 진행되는 세무조사를 말한다. 대원제약은 세무조사에 협조하고 있고, 특별히 언급할 만한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인수 회사 수익성 개선 작업 진행 중'

대원제약은 세무조사 외에도 실적 개선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신사업 확대를 위해 과감한 투자에 나섰지만, 사업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각종 경영리스크를 최소화해야 하는 시기다. 실적 부진은 경영진의 경영 능력 부재로 이어질 수 있고, 경영진 경영 능력 부재는 기업 성장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대원제약은 지난해 3월 취임한 백인환 대표가 이끌고 있다. 백 대표는 백승호 회장의 장남이며, 백승열 부회장의 조카다. 2023년 대원제약 총괄사장으로 승진한 뒤 지난해 대표이사직에 올라 회사 경영 전반을 이끌고 있다. 백 대표가 취임 1년 성적표는 좋지 못했다.

지난해 대원제약 매출은 연결기준 5982억원, 영업이익은 282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대비 13.5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2.42% 감소했다.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은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등 새롭게 추진한 신사업이 부진한 영향을 받았다. 지난 2023년 사업 다각화를 위해 인수한 에스디생명공학의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147억6000만원을 기록했다. 에스디생명공학의 인수는 백 대표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디생명공학과 함께 건기식 관련 신사업을 담당하던 대원헬스케어도 지난해 당기순손실이 27억200만원을 기록한 것도 대원제약 영업이익 축소에 영향을 줬다.

올해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 1분기 매출액은 1578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0.32% 줄었고, 영업이익은 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했다. 대원제약은 매출 원가 상승, 연구개발비 증가, 관계사들의 사업 재편 등이 영업이익률 감소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했다. 대원제약은 "인수한 관계사들의 정상화와 수익성 개선 작업이 지속되고 있으며 향후 실적 개선과 주력 품목 중심의 마케팅 강화와 수익성 개선을 위한 전략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