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리버풀 전설' 제이미 캐러거는 22일(한국시각) 토트넘이 유럽유로파리그 결승에서 맨유를 꺾고 우승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개인 SNS에 이런 글을 남겼다. "얘들아, 맨유잖아."
알렉스 퍼거슨 전 맨유 감독이 현역시절 맨유 라커룸에서 한 발언을 재소환한 것이다. 맨유 전직 주장 로이 킨이 2014년에 밝힌 바에 따르면, 퍼거슨 전 감독은 현역 시절 토트넘과의 홈 경기를 앞두고 팀 라커룸에서 '얘들아, 토트넘이잖아'라는 발언으로 선수들의 의욕을 고취시켰다. 킨은 "토트넘에 대해 얘기할 필요가 없었다. 토트넘은 좋은 팀이지만, 우리가 부숴버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때, 퍼거슨 감독이 라커룸에 들어와서 '얘들아, 토트넘이잖아'라고 말했다. 그게 전부였다. 정말 굉장했다"라고 말했다. 누가 봐도 토트넘을 무시하고 깔보는 듯한 발언이었다.
꽤 오랜 시간이 흘러 전세가 역전됐다. 토트넘이 "얘들아, 맨유잖아"라고 할만한 상황에 놓였다. 토트넘은 22일(한국시각) 스페인 빌바오의 산마메스에서 열린 맨유와의 2024~2025시즌 유럽유로파리그 결승에서 브레넌 존슨의 선제결승골로 1대0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토트넘은 올 시즌에 치른 맨유와의 네 차례 맞대결에서 전승했다. 이날 승리가 단순한 우연이 아니었던 셈이다. 점유율 35대65, 슈팅수 3대15, 공격 시도 22대65, 패스 시도 192대533로 일방적으로 밀리는 양상에서 효율성을 극대화한 전략으로 우승컵을 따냈다. 주장 손흥민은 후반 교체 출전으로 우승에 기여했다. 퍼거슨 전 감독은 관중석에서 경기를 직관했다.
맨유는 프리미어리그 16위에 처진 상황에서 기대를 모은 유로파리그 우승을 놓치며 무관이 확정됐다. 시즌 도중 스포르팅에서 루벤 아모림 감독을 야심차게 선임하는 승부수가 통하지 않았다. 스티븐 베이츠 기자는 유럽축구연맹(UEFA)을 통해 "맨유의 시즌이 동화처럼 끝나지 않았다. 이번 대회 첫 패배로 다음시즌 유럽클럽대항전 출전권도 획득하지 못했다. 리옹과 빌바오를 상대로 보여준 화려한 마법이 이날 통하지 않았다"라고 평했다. 아모림 감독은 "구단과 서포터가 원한다면 위약금을 받지 않고 내일이라도 그만두겠다. 하지만 나 스스로는 관두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이날 패배가 단순히 우승 상금을 놓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번여름 팀에 더 큰 손실을 안겨다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짐 랫클리프 맨유 공동구단주는 이미 구단의 비용 절감 차원에서 직원을 대규모 해고했다. 챔피언스리그 탈락으로 일부 스타 선수들이 타팀으로 떠날 가능성도 있다. 무엇보다 감독을 경질한다면 상당한 액수의 위약금도 지불해야 한다. 퍼거슨 전 감독이 떠난지 어언 12년, 추락하는 맨유에 날개는 없는 것 같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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