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NPB)의 선수가 KBO리그에서는 듣기 힘든 이야기를 했다.
주니치 드래곤즈 드래프트 1순위 지명 투수 가네마루 유메토는 지난 8일 데뷔전을 치른 뒤 "시력이 약해서 포수의 사인이 안 보였다" 고 말했다. 또 가네마루의 공을 받은 포수 기노시타 다쿠야는 "사인 미스가 10개 정도 있었다. (예상 못 한 구종이 와서) 죽는 줄 알았다" 고 했다. NPB에서는 '피치컴' 을 아직 도입하고 있지 않다.
KBO리그는 작년 7월부터 피치컴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도입한지 1년 가까이 된 시점. 현장에서 피치컴은 과연 어떤 느낌일까. 키움 히어로즈 구단의 협조로 기계를 직접 착용하고 확인했다. 또 다른 구단 선수들도 사용 감상을 말해줬다.
피치컴은 주로 투수와 포수가 사인을 전달할 때 쓰는 기계다.
송신기는 가로 약 7.6cm, 세로 약 3.5cm의 리모콘. 표면 오른쪽에 구종과 코스를 지시할 때 누르는 9개의 버튼, 왼쪽에 취소등을 설정할 3개의 버튼이 있다. 버튼을 누르면 수신기에서 소리가 나온다. 포수가 사인을 보낼 때는 대개 오른쪽 무릎의 보호 장비에 착용한다.
수신기는 가로 약15cm, 세로 약 2.5cm의 슬림형 스피커다. 투수가 착용을 때 공을 던지는 손의 반대편 모자 안에 넣는 경우가 많다. 응원 소리 때문에 잘 안들리면 글러브로 주변의 소리를 차단하고 듣는 모습이 익숙한 마운드 풍경이 됐다.
버튼을 누르면 '직구 몸쪽', '커브', '슬라이더' 등을 들을 수있다. 구단에 따라 설정이 다르고 '직구 몸쪽 높게' 등 한 버튼에 복수의 지시가 포함되는 경우도 있다. '견제', '홀드', '피치 아웃(일부러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게 던지는 것)' 등도 설정한다. 수신기 마다 언어 설정이 가능하고 나오는 소리도 AI 음성 외에 직접 녹음한 목소리도 낼 수 있다.
피치컴 도입의 주요 목적은 경기 시간 단축이다. 키움의 포수 김재현은 "투수가 이쪽을 보고 있지 않아도 바로 사인을 낼 수 있어 확실히 템포가 빨라졌다" 고 말했다. 또 다른 효과도 있다. 삼성 라이온즈의 투수 백정현은 "미리 사인을 듣고 나서 던지니까 투구까지 생각하는 시간이 길어졌다"고 했다.
수신기는 수비수 3명까지 착용이 가능하고 주로 센터라인의 2루수, 유격수, 중견수가 쓴다. 한 내야수는 "구종, 코스에 따라 타구 방향을 예측할 때 도움이 된다. 하지만 미리 움직이면 타자가 알게 되니까 신경을 쓴다" 고 말했다. 한편 "땀을 많이 흘리는 편이라 모자를 자주 벗기 때문에 피치컴은 착용 안한다"는 중견수도 있었다.
포수가 쓰는 수신기에는 이어폰을 장착한다. 스피커라면 바로 옆에 서는 타자가 들 수 있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한 좌타자는 "1군 경기에서는 없는 일인데 퓨처스리그에서는 야구장이 조용해서 '직구 바깥쪽'이라는 이어폰에서 새나간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걸 알고 있어도 꼭 칠 수 있는 건 아니다"라며 웃었다.
피치컴은 구단마다 송신기 3개 수신기 10개가 배포돼 있다. 보관 케이스 안에 micro USB 타입B 단자가 설치되고 있고, 기계를 놓고 있으면 충전이 가능하다. 충전 완료 후 약 5시간 사용할 수 있다. 전력 분석원 등 구단 담당 스태프가 매일 사전 준비를 한다.
피치클락과 피치컴 효과로 올 시즌 KBO리그는 작년에 비해 10분 이상 경기 시간이 단축됐다. 피치클락은 내년 3월 개최되는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에서도 도입된다. 야구의 국제 룰 중의 하나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하지만 NPB에서는 아직 피치클락과 피치컴 모두 사용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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