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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정재근 기자] 오후 2시부터 시작된 투구가 40여 분 동안 쉼 없이 이어졌다. 투구 수는 무려 200개를 넘어섰다.
삼성 박진만 감독의 올 시즌 첫 배팅볼 투수 등판, 오직 두 사람만을 위해 던지고 또 던졌다.
2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강민호와 구자욱이 선수단 전체 훈련에 앞서 그라운드에 나와 타격 훈련을 실시했다. 두 선수가 번갈아가며 배팅 케이지에 들어가 배팅볼을 쳤다.
그런데, 배팅볼 투수가 박진만 감독이었다. 박 감독의 올해 나이는 49세, 그럼에도 국민 유격수 시절의 유연한 폼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었다. 힘들이지 않고 부드럽게 던지는 공이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는 법이 없었다.
박 감독이 직접 배팅볼을 던지는 경우는 흔치 않다. 강민호의 말에 따르면 일 년에 한 번 정도 있는 일이라고 했다. 올 시즌에는 처음이다.
최근 강민호와 구자욱의 타격감이 좋지 않았다.
강민호의 올시즌 타율은 0.264에 머물러 있다.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던 지난 해 3할 타율의 감각을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 이날 경기 전까지 4게임 연속 무안타에 그쳤다.
구자욱 역시 올 시즌 타율 0.254로 부진하다. 지난해 0.343의 타율로 90.3%의 지지를 받은 외야수 골든글러브 수상자의 명성에 비하면 아쉬운 성적이다. 박진만 감독이 배팅볼 투수로 직접 나선 이유다.
박 감독은 코치 시절부터 좋은 배팅볼을 던지기로 유명했다. 구자욱은 이날 훈련을 마친 후 "모든 공이 스트라이크로 들어온다. 볼이 없다"며 감탄했다.
배팅 케이지 훈련은 보통 4~5명의 선수가 차례대로 돌아가며 타격을 한다. 이날 만큼은 구자욱과 강민호, 단 두 명이 숨 돌릴 틈 없이 배트를 휘두르고 또 휘둘렀다. 박 감독의 투구 수는 200개. 1인당 100번의 타격 훈련을 소화한 셈이다.
박 감독은 이날 구자욱을 스타팅 라인업에서 뺐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서 뺀 게 아니다.
박 감독은 "오늘 훈련량을 많이 늘렸다. 게임보다는 훈련에 좀 더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주장으로서의 책임감과 최근 부진에 대한 고민을 감안한 사령탑의 배려였다.
강민호는 포수 마스크를 쓰고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8회 대타로 나온 구자욱은 3루수 땅볼로 아쉽게 물러났다.
롯데와의 3연전 첫 경기를 7대3으로 승리하며 삼성이 3연승을 달렸다. 박 감독의 배려 속에 강훈련을 소화한 강민호와 구자욱이 다시 힘을 낼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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