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가장 믿는 투수가 갑자기 볼만 던지면 어떻게 해야 할까. 투수교체는 대부분 '결과론'이라고 한다. 그중에서도 제일 난감한 상황이 바로 필승조가 스트라이크를 못 던질 때다.
산전수전 다 겪은 '우승 사령탑'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과 '감독 신생아' 조성환 두산 베어스 감독대행이 6일 경기에서 동병상련을 경험했다. 승부처에서 양 팀 필승조가 나란히 무너지며 대량실점을 자초한 것. 난타전 끝에 두산이 10대8로 이기긴 했지만 돌아볼 장면이 많았다.
먼저 LG는 3-1로 쫓긴 5회초 1사 1, 3루에 장현식을 구원 투입했다. 장현식은 7월 9일 키움전부터 10경기 연속 무실점이었다. 장현식은 첫 타자 이유찬을 볼넷으로 내보내 만루를 채웠다. 케이브에게 삼진을 빼앗았지만 다음 타자 양의지가 문제였다. 볼만 3개를 던져 불리한 카운트에 몰렸다. 결국 역전 만루홈런을 꽝 맞았다.
염경엽 감독은 "현식이가 컨디션이 제일 좋아서 승부를 건다고 현식이를 내보낸 건데 그렇게 됐다. 승운이라고 생각한다"며 입맛을 다셨다.
두산은 7-3으로 앞선 7회말부터 불펜을 가동했다. 이영하 박치국 최원준 김택연이라면 3이닝 4점 리드는 지킬 수 있다고 기대된다.
이영하는 고전하긴 했어도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아냈다. 7-4가 된 2사 1, 2루에 조성환 감독대행의 선택은 박치국이었다. 박치국은 올해 수성률 87.5%로 두산에서 제일 높은 투수다. 홀드도 12개로 팀 내 2위. 마무리 김택연을 제외하고 최고의 카드를 뽑은 셈이다.
그런데 박치국이 김현수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줬다. 2사 만루. 박치국은 다음 타자 구본혁에게 또 스트레이트 볼넷을 줬다. 밀어내기로 1점을 허망하게 허용했다. 이후 박치국은 박동원에게 2타점 중전 안타를 맞았다. 7-3 리드가 다 사라졌다. 7-7 동점. 박치국은 이후 오지환을 2루 땅볼로 솎아내며 역전은 막았다.
조성환 감독대행은 다음 날 이 경기를 돌아보며 "여유를 부릴 상황은 아니지만 우리 필승조 선수들이 이 점수는 지켜준다는 믿음이 있었다. 그런데 난감하긴 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박치국의 경우 4일 만에 등판해서 경기 감각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었다. 조성환 감독대행은 "박치국 선수가 오랜만에 나가긴 했는데 그래도 구본혁 선수한테 볼 4개는 사실 정말 예상을 못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이어서 "투수교체가 제일 어렵다고 다른 감독님들도 말씀하시더라. 그런데 진짜 이럴 때는 어떻게 하시는지 기회되면 여쭤보고 싶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잠실=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