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감독이 그렇게 지적을 했는데, 바로 또 얻어맞으면 어쩌란 말인가.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8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에서 4대5로 분패한 후,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다음날인 9일 비로 취소된 경기를 앞두고, 이례적으로 선수단을 공개 질책했다. 가감 없이 쓴소리를 전달했다.
패한 것도 패한 건데, NC 4번타자 데이비슨에게 결승포를 허용하는 장면을 지적했다. 이 감독은 "작년부터 데이비슨에게 계속 홈런을 맞는다. 3연전 하면 무조건 홈런을 허용한다. 같은 선수에게 계속 홈런을 내주는 건 문제가 있다. 준비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배터리 파트와 투수 김도현이 반성해야 한다"며 질책했다.
데이비슨은 3-3으로 맞서던 6회 1사 1루 찬스서 김도현의 초구 몸쪽 투심패스트볼을 완벽한 타이밍에 잡아당겨 결승 투런포로 연결했다. 이 감독은 "이미 KBO리그 적응을 마친 선수다. 자신에게 어떤 공이 올지 알고 친다. 이렇게 강한 타자를 상대할 때는 볼 하나를 뺄 줄도 알아야 한다. 애매하게 빼는 게 아니라, 완전히 빼야 한다. 포수가 그렇게 리드를 해야하고, 투수도 생각을 하고 던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휘두르는 스타일의 데이비슨에게 너무 정직한 승부를 한 선택을 지적한 것이다.
그리고 이어진 10일 경기. KIA는 2회 홈런 3방으로 5점을 선취했지만, 2회말 8점을 내주며 충격에 빠졌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따라갔다. 5회초까지 6-9. 후반 충분히 역전을 노려볼 만 했다. 하지만 5회말 다시 4점을 내줬다. 이적생 한재승이 친정을 상대로 긴장을 했는지 박민우에게 적시타, 그리고 데이비슨에게 통한의 스리런포를 내주고 말았다. 이 홈런이 사실상 이날 승부를 갈랐다. 중요한 순간 터진 결정적 홈런포였다.
1B 상황이었다. 카운트를 잡아야 하는 순간이었고, 타자는 노릴 수 있는 타이밍이었다. 하지만 2사였고 2루가 비어있었기에 데이비슨을 상대로 정직한 승부는 위험했다. 하지만 이틀 전과 같은 똑같은 몸쪽 코스로 직구가 형성됐고, 데이비슨은 기다렸다는 듯 이 공을 당겼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었던 비거리 125m의 대형 홈런.
앞선 세 타석 내야 땅볼과 삼진, 삼진으로 데이비슨을 막았던 KIA의 노력이 한순간에 헛수고가 되는 장면이었다.
이 홈런을 보며 이 감독은 과연 어떤 생각을 했을까. KIA와 NC는 아직 시즌 10경기 밖에 치르지 않았다. 맞대결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 KIA 배터리는 데이비슨을 만날 때 앞으로 더 많이 긴장할 수밖에 없을 듯 하다.
창원=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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