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투 트랙 전략의 시작인가.
KT 위즈 강백호의 '깜짝' 미국 에이전시 선임이 알려졌다.
미국 북미 프로스포츠를 주무대로 하는 파라곤스포츠인터내셔널(이하 파라곤)은 13일 자신들의 공식 SNS를 통해 강백호와의 계약 사실을 공개했다. 파라곤은 강백호와의 사진을 공개하며 '우리의 MLB 로스터에 포함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파라곤은 '악마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가 있는 보라스 코퍼레이션, 오타니와 김혜성(이상 LA 다저스)의 에이전트로 유명한 네즈 발레로의 CAA 스포츠 등보다 한국팬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에이전시이지만, 현지에서는 나름 안정적인 고객층을 확보한 거대 에이전트 중 하나다.
왜 '깜짝'이라고 할 수 있느냐. 그동안 강백호의 스탠스, 그리고 올해 성적 등을 볼 때 미국 진출에 대한 확실한 의지가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강백호는 KT 입단 후 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로 성장했다. 하지만 부상과 부진에 발목이 잡힐 때도 많았다. 그런 가운데 올 시즌을 마치면 생애 첫 FA 자격을 얻게 됐다. 올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 진출 의사를 묻는 질문에 강백호는 늘 "기회가 온다면 당연히 도전하고 싶지만"이라는 원론적인 자세만 취했었다.
여기에 올시즌 지독히 부진했다. 조금 살아나려 하니, 주루 플레이를 하다 발목을 크게 다쳤다. 미국은 커녕, 국내 FA 대박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내비쳤다. 최근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 타율 2할5푼5리에 10홈런 39타점이다. 여기에 미국에서 활약하기에는 수비 포지션도 애매하다. KBO리그에서도 우익수, 1루수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한 가운데 지난해부터는 포수 겸업까지 했다. 좋게 말하며 다재다능이지만, 부정적으로 보면 주포지션이 없는 선수라고 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 가운데 강백호가 미국 에이전시를 선임했다고 하니 '깜짝' 뉴스가 될 수밖에 없다. 다저스에 간 김혜성도 지난해 시즌 도중 CAA 스포츠와의 계약 사실을 알리며 본격적으로 미국에 갈 채비를 했는데, 당시 김혜성과 현재 강백호의 상황은 살짝 달라보인다.
김혜성은 포스팅을 통한 도전이었고, '무조건' 미국에 가겠다는 마음이었다. 반대로 강백호는 선택지가 갈릴 수 있다. FA 자격이기에 국내와 미국 '투 트랙' 협상 전략을 짤 수 있다는 의미다. 미국에서 만족스러운 오퍼가 오면 거기로 가면 되는 것이고, 아니면 국내팀들과의 협상에 집중해도 된다.
엄청난 배트 스피드를 통해, 공에 힘을 실어 치는 능력 하나만큼은 '역대급' 재능을 타고났다는 평가를 받는 강백호. 과연 어떤 마음으로 미국 에이전시 계약서에 사인을 한 것일까.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해진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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