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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A 시즌 첫 토종챔프 탄생' 이승진, 7년만에 PBA 첫 우승 감격. 최성원 꺾고 2025~2026시즌 4차투어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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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나에게 이런 날이 올 줄이야…"

'베테랑' 이승진이 7년만에 생애 첫 프로당구 PBA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승진은 8일 밤 경기도 고양시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시즌 4차투어 'SY 베리테옴므 PBA-LPBA 챔피언십' PBA 결승전에서 최성원(휴온스)을 상대로 세트스코어 4대1(15-12, 15-10, 15-4, 9-15, 15-11)로 꺾고 대회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이승진은 2019년 PBA 투어 참가 이후 7년 만에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역대 24번째 PBA 우승자에 이름을 올렸다. 아울러 국내 선수로 이번 시즌 첫 우승을 차지하며 개막전부터 외인 선수(무라트 나지 초클루-다비드 마르티네스-모리 유스케)들이 독식하던 우승자의 흐름도 바꿨다.

이승진은 이번 우승으로 우승 상금 1억원을 더해 종전 상금랭킹 13위(1000만원)서 시즌 1위(1억 1000만원)로 껑충 뛰어올랐다. 반면, 1년 10개월만에 통산 두 번째 우승에 도전한 최성원은 우승 문턱에서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대회 한 경기서 가장 높은 애버리지를 기록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웰컴톱랭킹'은 대회 128강서 박지호를 맞아 애버리지 3.214를 기록한 응우옌꾸옥응우옌(베트남·하나카드)이 수상했다. 또 PBA 스타디움을 찾은 팬들의 투표로 선정한 '베스트스킨상'은 김영원(하림)에게 돌아갔다. 김영원은 100만원 상당 화장품 세트를 받았다.

결승전 초반 두 선수가 조심스럽게 탐색전을 펼쳤다. 시원한 장타보다는 짧은 수싸움이 오갔다. 이승진이 6이닝 동안 차분히 득점을 쌓아 10-4, 먼저 10점 고지를 밟았고 12이닝까지 남은 5점을 채워 15-12로 기선을 잡았다.

이승진은 2세트서도 4이닝까지 뱅크샷만 3차례 성공시키며 6-3으로 앞서갔고, 10이닝까지 13-10으로 리드했다. 곧바로 다음 이닝서도 공격기회를 뱅크샷으로 연결하며 15-10으로 세트를 끝냈다. 3세트도 비슷한 흐름이었다. 최성원의 공격이 미세하게 빗나가며 다득점에 실패한 사이, 이승진은 꾸준히 득점을 뽑아내며 3세트마저 15-4로 따내고 우승에 한 발짝 다가섰다.

최성원도 쉽게 물러서진 않았다. 최성원은 7-9로 뒤진 4세트 초반에 동점을 만든 뒤 5이닝 째 4득점, 6이닝 째 2득점으로 15-9로 역전승을 거두며 한 세트를 만회했다. 이 기세를 몰아 최성원은 5세트에 초구부터 7연속 득점하며 한 세트를 더 따내는 듯 했다. 그러나 9-2로 앞서던 상황에서 승리를 확정짓지 못했다. 4이닝과 5이닝에 1점씩 보태며 11-2까지 만들었다.

이때부터 이승진이 추격하시 시작했다. 이승진은 4이닝 3득점에 이어 5이닝 6득점하며 순식간에 11-11로 균형을 마친 뒤 6이닝 때 최성원이 공타에 그치자 공격권을 이어받아 3연속 득점에 이어 뱅크샷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결국 15-11로 이승진이 5세트를 따내며 결승전을 끝내버렸다.

지난 2019년 프로당구 출범 시즌부터 꾸준히 PBA 무대를 누빈 이승진은 대구광역시를 대표하는 프로당구 선수다. 앞선 6시즌 간 눈에 띄는 성적도 없었고, 오히려 세 차례 큐스쿨서 생존하며 강등 위기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였다.

그러나 7년차에 접어들자 확연히 달라졌다. 시즌 개막전(우리금융캐피탈 챔피언십)서 4강에 올랐다. 다니엘 산체스(스페인·웰컴저축은행)에 패배하며 결승행은 좌절됐지만, 본인의 프로무대 최고 성적을 달성하며 상승세를 탔고, 결국 49번째 도전만에 이번 대회 정상에 오르며 제 2의 전성기를 활짝 열었다.

이승진은 우승 직후 "너무 행복하다. 나에게 이런 날이 올 줄은 생각도 못했다. 인생 가장 행복한 날"이라면서 "내가 또 이 자리에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우승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괜찮다. 나는 그저 당구 칠 때가 가장 행복하고 즐겁다"고 말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