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돌고 돌아 돌아온 친정, 성대한 은퇴식으로 위로받을까.
KBO리그 홈런 역사를 바꾼 '국민 거포' 박병호가 은퇴를 선언했다. 그리고 곧장 키움 히어로즈의 잔류군 선임코치로 새출발 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박병호와 히어로즈의 인연은 설명이 필요 없는 사이. 박병호는 히어로즈의 얼굴이었고, 히어로즈 덕에 박병호도 메이저리그까지 진출한 리그 최고의 타자로 성장할 수 있었다.
2005년 LG 트윈스 1차지명을 받고 화려하게 프로 무대에 데뷔했지만, 적응이 쉽지 않았다. 결국 2011년 키움의 전신인 넥센 히어로즈로 트레이드가 됐다.
이게 박병호의 야구 인생을 바꿨다. 트레이드 이듬해인 2012년 31홈런을 시작으로 2015년까지 37-52-53홈런을 몰아쳤다. 그 활약으로 미네소타 트윈스에 입단해 빅리그에서 2년을 뛰었다.
돌아와서도 2018시즌 43홈런을 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역대 최다 6번의 홈런왕, 그리고 역대 최초 2년 연속 50홈런을 치는 등 역사에 남을 홈런 타자로 이름을 남기는 발판을 히어로즈에서 마련했다.
아픔도 있었다. 애정이 많은 키움에서 선수 생활을 더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고, 결국 2022 시즌을 앞두고 KT 위즈로 전격 이적했다. KT에서도 좋은 활약을 했지만, 지난해 우여곡절 끝 다시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이 결정됐다. 그리고 올시즌 주전 경쟁에서 밀리자, 은퇴를 선언하게 됐다.
그렇게 집을 떠났던 박병호를 다시 받아준 곳은, 결국 키움이었다. 지도자로 성장하고 싶은 꿈이 있는 박병호도 선뜻 손을 내밀 수 있는 곳은 키움 뿐이었다. 다른 팀에서 야구 인생 2막을 열기에는 뭔가 어색한, 그런 묘한 관계가 히어로즈와 박병호 사이에 일찍부터 자리하고 있었던 것이다. 싫지 않은데 헤어졌던 연인처럼 말이다.
선수는 아니지만, 1군 코치는 아니지만 어찌됐든 히어로즈 유니폼을 다시 입게 됐다. 그 자체만으로 엄청난 의미다. 집으로 돌아왔다. 이제 키움 식구들도 대놓고 박병호를 포근하게 안아줄 수 있다.
상징적인 것이 있다. 바로 은퇴식이다. 박병호 클래스의 선수가 은퇴식 없이 떠나는 것도 너무한 일이다. 물론 삼성에서 은퇴식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얼마 뛰지 않았다. 박병호의 은퇴식을 해줄 수 있는 곳은 키움밖에 없다.
키움 관계자는 "이제 팀 합류가 결정된만큼, 은퇴식 개최는 긍정적으로 검토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변이 없는 한, 내년 키움팬들 앞에서 정식으로 유니폼을 벗는 박병호의 모습을 볼 수 있을 듯 하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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