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분명히 반성을 해야할 부분이다.
한국야구대표팀이 8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K-베이스볼시리즈 체코와의 평가전 1차전서 3대0의 완승을 거뒀다. 한국과 체코의 야구 수준만 봐도 한국이 이겨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고, 마운드는 확실히 체코 타선을 압도했다.
곽빈 김건우 최준용 이호성 이로운 김택연 조병현 등 7명의 투수들이 이어던지며 단 3안타만 내줬고, 삼진을 무려 17개나 잡아내면서 높은 마운드를 자랑했다. 하지만 타선은 아쉬움이 컸다. 체코의 투수 5명을 상대로 단 5안타만 쳤다. 볼넷 5개를 얻었고 상대 수비 실책 2개까지 더해 많은 찬스가 있었지만 득점과 이어진 안타가 단 2개밖에 나오지 않았다. 안현민 송성문 김영웅 한동희 이재원 등이 1개씩의 안타만 쳤다.
경기후 한국야구대표팀 류지현 감독은 "좀 더 활발한 공격력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었는데 그런게 좀 아쉬운 경기였다"면서 "경기 감각이 떨어져 있긴 한거 같다. 안 뛴 선수들은 한달이 넘는다. 더그아웃에서 타자들이 치는 것을 보면 마음은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데 몸이 안따라주는 듯했다"라고 말했다.
사실 한국팀은 체코보다는 일본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체코는 아무래도 수준이 낮기 때문에 크게 경계하지 않고 준비를 했을 가능성이 크다. 오히려 체코와의 2경기에서 경기감각을 끌어올려 일본전에 나서겠다는 마음이 컸을 듯 싶다.
송성문은 체코 투수들에 대해 묻자 "생각보다 무브먼트도 있더라"면서 "물론 타자들의 컨디션이 중요하겠지만 오랜만에 실전이고. 접해보지 않았던 투수에, 무브먼트도 좋아 어려움이 조금은 있었다"라고 했다.
시즌이 끝나고 한달 이상 지난 시점에서 열린 실전 경기이기 때문에 투수들의 공에 익숙해지기 쉽지 않고 특히 체코 투수들의 공을 처음 보기에 어려운 점이 있다는 것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체코도 마찬가지였다. 체코의 파벨 하딤 감독은 "우리 타자들이 유럽챔피언십 이후 한달만에 실전 경기라서 아직 감각이 안올라왔다"라고 했다. 게다가 체코는 유럽에서 날아와 시차 적응도 필요했고, 야구장 역시 고척돔을 처음 쓰기에 적응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시끄러운 한국의 응원문화 역시 생소했을 터.
한국은 자주 썼던 홈구장에서 시차 적응도 필요 없는 상황에서 경기를 펼쳤는데 체코보다 단 2개의 안타만 더 쳤다.
가장 큰 차이는 체코는 프로리그가 없어 선수들이 모두 생계를 위한 직업이 있는 우리나라로 치면 사회인 야구 선수들이라는 점이다.
사회인 야구 선수와 프로 선수가 같이 한달만에 실전을 치렀는데 환경적으로 불리한 사회인야구팀보다 안타 2개를 더 쳤다는 것은 큰 아쉬움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고척=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