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그동안 FA로 번 돈이 얼마인데...흐르는 세월이 야속하네.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다. 실력이 좋을 때는 구단, 팬들이 왕처럼 떠받든다. 하지만 성적이 떨어지고, 나이가 들면 잊혀지는 것도 빠르다.
FA 시장은 선수 가치를 가장 정확하게 평가받을 수 있는 무대다. 야구만 잘하면 부와 명예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 인기가 많아지면, 여러 팀이 돈다발을 싸들고 달려든다. 행복한 고민에 빠진다. 하지만 FA 신청을 했는데도, 자신을 찾는 팀이 없다면 프로 선수로서 그것만큼 속상한 일이 없다.
손아섭과 황재균. 롯데 자이언츠 출신으로, 부산에서 전성기를 맞이해 리그를 호령한 스타들이다. 또 매우 절친한 사이다. 두 사람이 FA를 두 번 신청하며 벌어들인 금액만 들어도 '헉' 소리가 난다. 손아섭은 2018 시즌을 앞두고 롯데 자이언츠와 4년 총액 98억원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4년이 흐른 후 NC 다이노스로 적을 옮기며 64억원을 더 벌었다.
황재균 역시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뒤, 한국으로 돌아오며 손아섭과 똑같이 2018 시즌을 앞두고 KT 위즈와 4년 88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돈복'이 있는 선수라고, 4년 계약이 끝나는 시즌 KT의 첫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KT는 다시 한 번 황재균에게 60억원 거액을 안겼다. 두 사람이 FA로 번 돈을 합하면 무려 310억원이다.
그리고 손아섭과 황재균은 나란히 세 번째 FA 자격을 얻었다. 그리고 신청도 마쳤다. 하지만 지난 두 번의 FA 때와 지금의 분위기는 많이 다르다.
세월이 흘렀다. 두 사람도 이제 40세를 바라본다. 선수로서 황혼기를 맞이하고 있다. 성적, 팀 내 입지도 뚝 떨어졌다. 손아섭은 올시즌 111경기 타율 2할8푼8리에 그쳤다. NC에서 팀 개편 작업을 하겠다는 일환으로 손아섭을 한화 이글스로 트레이드 했다. 첫 우승 도전이라는 좋은 명분으로 포장됐지만, 신인 3라운드 지명권과 현금 3억원에 바뀌었다는 건 굴욕이기도 했다.
황재균도 올시즌을 앞두고 주전 3루 자리를 허경민에게 넘겨줬다. 스프링캠프에서 1루, 2루, 유격수, 좌익수 자리를 모두 연습했다.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문상철의 부진으로 1루수로 활약했지만, 타율 2할7푼5리에 그쳤다.
C등급이라고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연봉이 5억원이다. 보상금만 7억5000만원이다. 다른 팀들이 데려가기 부담스럽다. 두 사람 모두 원소속팀 잔류가 유력한 분위기인데, 영광의 세월을 생각하면 많이 아쉬울 수 있는 조건을 받아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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