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배우 이광기가 아들을 떠나보냈을 당시 심정을 고백했다.
11일 'CGN' 채널에는 '아들을 잃은 아픔, 가장 깊은 절망의 순간에 만난 하나님 | 배우 이광기'라는 제목의 영상이 업로드됐다.
영상에서 이광기는 2009년 11월, 신종플루로 아들 석규 군을 잃었던 당시의 심정을 담담히 회상했다. 그는 "그때는 모든 게 다 원망스러웠다. 원망스러운 가운데 내가 그 아이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교차했다"며 "장례 치르면서 많은 분이 '석규가 천사가 됐다'고 하는데 그런 상황에서 그 얘기를 들으니까 그 소리도 듣기 싫었다. 천사면 뭐 하냐. 내 옆에 없는데. 그래서 어떤 위로도 안 됐다"고 털어놨다.
당시 극단적인 생각을 하기도 했다는 이광기는 "장례 마치고 나서 집에 돌아와 가족을 안정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 다 안정시키고 나니까 그다음에 슬픔과 고통과 죄책감이 한 번에 나한테 쓰나미로 몰려왔다"며 "하늘을 봤는데 그날따라 별들이 보석처럼 빛났다. 그중 하나 유독 선명하게 빛나는 밝은 별을 보고 '석규가 진짜 천사가 됐나' 싶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내가 무슨 죄를 지었길래 왜 하필 우리 아이를 선택했나 싶었다. 근데 내 손에 잡히는 모든 게, 심지어 자녀조차도 다 내 것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며 "결국 아픔이었지만 뒤돌아보면 나를 변화시켰다. 그런 것을 보면서 결국 슬픔은 슬픔이 아니라고 느꼈다"며 "죽음은 어떻게 생각하면 삶의 뿌리다. 살아있는 사람들을 성장시키는 자양분이 된다. 석규가 가족들을 든든한 버팀목으로 만들어 준 것에 대해 감사하고, 석규 동생 준서도 태어났다. 죽음은 결코 죽음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광기는 봉사를 통해 가족이 상처를 치유할 수 있었다며 "아내와 딸이 벗어날 수 있었던 건 봉사활동이었던 거 같다. 사실 석규를 천국에 보내기 전에는 봉사라는 걸 몰랐다"고 고백했다.
그는 "석규의 생명 보험금이 통장에 들어왔는데 그걸 보고 아내가 너무 울었다. 아이는 없는데 돈이 무슨 의미가 있냐고 계속 울었다"며 "그때 우리 트라우마 중 하나가 (석규) 또래 아이만 봐도 가슴이 뛰는 거였다. TV에서 자식 떠나보내는 드라마 같은 거나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채널을 돌리고 회피했다. 그걸 보면 더 힘드니까 최대한 안 봤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때 아이티 대지진이 나서 아이들, 부모들이 죽은 게 TV에 나왔다. 저게 빨리 마무리돼야 TV에서 안 할것 같았고 그래야 우리가 좋으니까 석규 보험금을 아이티에 기부하기로 했다. 석규가 이 세상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좋은 일 하는 거니까 해보자고 했다"며 "근데 NGO 단체에서 '우리끼리만 아는 것보다 보도자료가 나가면 많은 분이 동참할 거다. 석규의 씨앗이 수많은 열매를 맺을 거다'라고 하는 말에 심장이 뛰었다. 석규의 작은 씨앗이 수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다면 의미가 있을 것 같아서 보도 자료를 냈다"고 밝혔다.
이후 이광기는 방송을 통해 직접 아이티까지 찾아가 봉사활동을 하며 새로운 희망을 얻었다고 전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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