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작년에 형들이 해낸 우승, 올해는 동생들이 도전합니다."
'야구 명문' 광주 수창초등학교가 사상 첫 초등학교 야구부 학생들과 리틀야구 소속 학생들이 맞붙는 대회인 '이승엽 파운데이션 인비테이셔널' 2회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올해 열리는 제 2회 '이승엽 파운데이션 인비테이셔널'은 11월 28일부터 30일까지 대구 강변 학생 야구장에서 개최된다.
지난해 초대 우승팀은 광주 수창초. 김병현, 한기주, 하영민, 최지훈, 이의리 등 여러 스타 야구 선수들을 배출한 명문 초등학교다. '이승엽 포인트'로 전국 대회 성적을 포인트제로 누적해서, 소속 단체별 4개팀만 갖는(1회 대회 기준) 출전권을 얻었다. 전국 대표 4개팀에 포함된 셈이다. 그리고 결승전에서 지역 라이벌인 광주 화정초와 치열한 접전을 펼쳐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수창초는 올해도 출전 티켓을 따냈다. 수창초 류창희 감독은 "'이승엽 인비테이셔널'은 굉장히 신선한 대회였다. 대회 룰도 다르고, 사실 전국 대회에 나가면 초등부 팀들은 자주 만나기 때문에 서로 잘 아는 선수들이 많은데 경험해보지 않은 선수, 팀들과 경기를 하니까 신선하게 느껴졌다"고 돌아봤다.
사상 최다 1000만 관중을 2년 연속 돌파한 KBO리그의 인기는, 야구 꿈나무 육성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류창희 감독은 "야구부 입단 문의가 이전보다 훨씬 많아졌다. 야구 붐이 일면서 관심이 더욱 많아지신 것 같다. 저희도 지금 야구부가 42명 정도인데, 오겠다는 선수를 다 받았다면 60~70명 이상이 됐을 것"이라며 웃었다.
올해도 수창초의 목표는 '이승엽 인비테이셔널' 우승이다. 류창희 감독은 "올해 또다른 대회에서도 '에이스' 투수가 빠진 상태에서 우승했다. 단기전이니까 분위기로 이겨보겠다. 작년보다 선수들 실력이 많이 늘었고, 올해도 무조건 우승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에 나설 수창초 6학년에는 '타자 에이스' 이황을 주목해볼 수 있다.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의 아들인 이황은 올해 전국 대회 타점 공동 1위 타자로, 탄탄한 체격과 타격 재능이 돋보인다. 류 감독은 "아버지를 닮아서 주자가 없을 때보다 있을 때 더 잘친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황의 어머니인 김윤미씨는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5살때부터 야구를 너무 좋아해서 자연스럽게 야구를 시키게 됐다. 취미반부터 시작했는데, 스스로 너무 큰 재미를 느끼고 승부욕도 생기면서 야구를 너무 즐거워하며 계속 하고 있다"며 아버지의 길을 걷게 된 아들에 대한 소개를 했다.
아직도 매일 아침 아빠와 영상 통화를 할 정도로 집에서는 부모님에게 애교도 부리는 귀여운 막내 아들이지만, 수창초 야구부에서는 든든한 핵심 타자다.
물론, 모든 야구 선수 꿈나무들의 부모들 마음이 그렇듯 걱정도 있다. 김윤미씨는 "아들이 너무 좋아해서 시작한 야구지만, 깊이 보니 프로 지명을 받아도 1군에 올라가지 못하는 선수들이 너무 많더라. 2군에 머물다 지치는 선수들도 보게 됐다. 정말 쉽지 않은 길이구나 싶지만, 그래도 부모로서 응원해주는 방법 뿐이다. 좋아하는 야구를 열심히 할 수 있도록 응원해주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승엽 인비테이셔널'에는 자녀들의 의미있는 전국 대회 출전을 지켜보기 위해 학부모들의 응원 열기 역시 뜨거울 예정이다. 김윤미씨는 "작년에 형들이 우승했으니 올해도 이어서 했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모두들 있다. 아이들의 마음도 마찬가지다. 올해 마지막 대회인 '이승엽 인비테이셔널'에서 꼭 우승을 했으면 좋겠다"고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