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대한민국 톱랭커' 장우진(30·세아)이 프로탁구리그 최종 챔피언에 등극했다.
장우진은 16일 오후 광명시민체육관에서 펼쳐진 한국프로탁구연맹(KTTP) 2025년 두나무 프로탁구리그 파이널스 in 광명시 남자단식 결승에서 '영건' 우형규(23·미래에셋증권)을 상대로 게임스코어 3대0로 완승하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차 시리즈' 우승자 장우진은 16강에서 조기정(화성도시공사)을 3대1로, 8강에서 장성일(보람할렐루야)를 3대0으로 완파했다. 4강에서 시리즈 전적 1승1패로 팽팽했던 '난적' 왼손의 박강현(미래에셋증권)을 풀게임 접전, 천신만고 끝에 3대2로 돌려세우고 결승에 올랐다.
우형규는 16강에서 남성빈(국군체육부대)을 3대0, 8강에서 김장원(국군체육부대)을 3대2, 4강에서 '1차 시리즈' 결승서 맞붙어 우승을 내줬던 '한솥밥 에이스' 박규현(미래에셋증권)을 풀게임 혈투 끝에 물리치고 결승에 올랐다.
1게임부터 전쟁이었다. 장우진의 관록에 2002년생 패기의 우형규가 거세게 도전했다. 5-5, 6-6, 7-7, 팽팽한 흐름. 우형규가 내리 2득점하며 9-7로 앞서가자 다시 장우진이 2득점하며 따라잡았다. 9-9. 개인전임에도 불구하고 단체전과 같은 양팀의 뜨거운 응원전이 인상적이었다. 정영식 감독의 세아와 이정춘 감독의 미래에셋증권 선수들은 매 득점마다 함께 일어나 포효하며 아낌없는 박수로 힘을 실었다. 장우진이 게임포인트를 잡았지만 우형규가 다시 따라붙으며 듀스 게임에 돌입했다. 장우진의 볼이 네트에 걸리며 우형규가 다시 게임포인트를 잡았고, 장우진이 강력한 포어드라이브로 응수하며 11-11, 우형규가 서브 포인트를 가져간 후 장우진의 포어드라이브가 작렬하며 12-12, 우형규가 랠리에서 승리하며 13-12. 타임아웃 후 직후 장우진의 파워풀한 드라이브가 내리꽂히며 13-13, 결국 장우진이 15-13으로 1게임을 매조지했다.
2게임, 초반 팽팽했던 흐름이 장우진에게 넘어갔다. 랠리 싸움에서 승리하며 기세를 탔고, 로빙볼의 완급을 조절하는 묘기 탁구까지 선보이며 8-3까지 점수 차를 벌렸고, 11-5로 승리했다.
3게임, 벼랑끝에 몰린 우형규가 4-0으로 앞서나가며 반전을 노렸지만 장우진이 내리 4점을 따라잡으며 4-4, 이어진 우형규의 서브를 포어드라이브로 메다꽂으며 5-4, 역전에 성공했다. 맞드라이브 대결에서 승리하며 8-5로 앞서나간 장우진이 팔을 번쩍 들어올리며 포효했다. 우형규의 막판 추격을 뿌리치고 챔피언 포인트를 잡아내며 11-7으로 승리힌 후 벤치의 정영식 감독, 이태성 세아 회장(대한탁구협회장)과 뜨겁게 포옹했다.
'대한민국 베테랑 톱랭커' 장우진이 광명시민체육관 500여명의 팬들 앞에서 최고의 경기력으로 왜 자신이 대한민국 최고의 에이스인가를 다시 한번 증명했다. 장우진은 지난해 파리올림픽 이후 잇단 부상 악재, 컨디션 난조 속에 프로탁구 2차 시리즈 우승으로 자신감을 되찾은 후 이어진 국제대회에서 부활을 알렸다. 월드테이블테니스(WTT)챔피언스 마카오(9월), 몽펠리에(11월)에서 2연속 4강행에 성공하며 에이스의 귀환을 알렸고, 결국 올 시즌 새로이 출범한 프로탁구리그 파이널 최종 챔피언, 초대 챔피언 '왕좌'에 오르며 건재를 과시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장우진은 "시리즈 3번을 치렀는데 1등해서 기쁘지만 올해 첫 시작한 대회에 많은 관중들이 오셔서 선수들에게 힘이 돼주셨다. 뒤에서 묵묵히 함께해준 코칭스태프, 팀들께 고생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감사를 전했다. "개인적으로 시리즈2 때 경기력이 가장 좋았다. 선수는 100%인 상태에서 할 수 없다. 이번에 좀 힘들었지만 어려움을 잘 이겨냈다"고 자평했다. "저희 벤치 쪽에 있던 정영식 감독님, 이태성 세아탁구단 대표님 채문선 부회장님, 우리 선수단이 다같이 생각났다"며 소속팀 세아에 감사를 전했다. '탁구의 미래' 꿈나무, 세아 아카데미 후배들을 향한 응원도 빼놓지 않았다. "제가 아직 이야기할 수 있는 입장인지는 모르지만 이번 대회 많이 와줘서 큰힘이 됐다. 프로탁구 무대가 더욱 발전해서 이 선수들이 이 꿈의 무대에서 뛰면서 제가 아직 따지 못한 올림픽 금메달 따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탁구선수로서 남은 목표를 묻는 질문에 장우진은 "내년 아시안게임이 돌아왔다. 이번엔 은, 동메달이 아닌 남자탁구도 금메달로 국민들을 행복하게 해드리고 싶다. 그게 1차 목표다. 건강 생각하면서 하면 결과는 따라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우진은 이날 4강에서 박강현을 상대로 짜릿한 승리를 거둔 후 슬라이딩 세리머니를, 이날 우승한 후 테이블에 올라가 상의를 탈의한 채 '10번 장우진' 유니폼을 들어올리는 세리머니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장우진은 끼 넘치는 세리머니에 대해 "미리 계획한 것은 아니"라면서도 "4강 때는 즉흥적으로 나온 것이고, 결승 때는 살짝 생각했다"며 미소 지었다.
장우진의 우승 소감은 베테랑답게 품격과 여유가 넘쳤다. "처음으로 프로탁구 시작해서 막을 내리게 됐는데 현장에 와주신 팬들께 감사드린다. 팬들께서 잘하는 선수뿐 아니라 어린 선수들 많이 응원해주시면 동기부여도 되고 금메달도 딸 수 있을 것"이라면서 "마지막으로 토요일 일요일인데도 함께 해준 볼키즈 어린 친구들 고맙고 심판 분들께도 감사드린다"며 고개 숙였다.
이번 대회엔 올 시즌 진행된 프로탁구리그 시리즈 1-2 랭킹 합산 남녀 16강 선수들이 출전했다. 파이널스 총상금은 7400만원, 남녀 우승자에겐 2000만원, 준우승자에겐 500만원, 4강 각 200만원, 8강 각 1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2차 대회 상금으로 트레이너 선생님들께 감사의 선물을 했다"는 장우진은 대회 전 미디어데이에서 "우승하면 선수단 전체에게 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한편 이번대회 우수지도자상은 남녀 단식 우승을 이끈 주세혁 대한항공 감독, 정영식 세아 감독이 수여했다. 준우승은 우형규. 박규현, 박강현이 공동 3위에 올랐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