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현실적인 고민을 할 수밖에 없으니…."
이태양(35)은 19일 열린 2차드래프트에서 1라운드에서 KIA 타이거즈의 지명을 받았다. 전체 1순위 지명권이 있던 키움 히어로즈가 안치홍을 지명한 가운데 2순위 두산이 패스를 했고, 3순위 KIA가 이태양을 뽑았다.
여수서초-여수중-효천고를 나온 이태양은 '고향 연고팀'으로 향하게 됐다. 그러나 발걸음은 마냥 무겁지도 않았다.
2차 드래프트를 앞두고 구단에 요청해 보호선수 명단에 제외된 그였다. 어쩌면 이적할 수도 있다는 생각도 했다. 그러나 막상 다가온 이별의 순간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았다.
이태양의 프로 시작점은 한화였다. 2010년 신인드래프트 5라운드(전체 36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이태양은 2020년 트레이드로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로 유니폼을 입었다.
2022년 통합우승 일원으로 활약한 이태양은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었고, '친정' 한화와 4년 총액 25억원에 계약했다.
한화로 돌아온 이태양은 선발과 구원을 오가는 '전천후 투수'로 활약했다. 확실한 보직이 없어 힘들 법도 했지만, "시즌 중간 보직을 계속 옮기면서 성적을 유지하는 건 아무나 할 수 없다. 그런 부분에서 자부심을 느끼고, 또 더 준비하는 계기가 된다"라며 남다른 헌신을 보여주기도 했다.
2024년 팔꿈치 웃자란 뼈를 제거하는 수술을 한 그는 올해 복귀를 목표로 준비했지만, 좀처럼 기회가 닿지 않았다. 결국 14경기에서 11⅓이닝 평균자책점 3.97로 시즌을 마쳤다.
퓨처스리그에서 27경기 나와 8승무패 3홀드 평균자책점 1.77로 건재함을 보여준 이태양은 결국 KIA의 부름을 받게 됐다.
이태양은 "FA로 왔는데 첫 해를 제외하고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한 거 같아 죄송한 마음이 크다. 올해 준비를 많이 한다고 했는데 야구장에서 안 나온 거 같아 아쉽고, 죄송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한화를 향한 마음은 누구보다 진심이었다. 그는 "첫사랑은 이뤄지지 않는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닌 거 같다. 한화에서 데뷔해 다시 한화로 왔는데 또 헤어지게 됐다. 정든 한화와 두 번째 이별을 한다는 게 마음이 아프다. 첫 번째는 감작스러운 이별이었고, 두 번째는 준비된 이별이었다. 그런데도 며칠 전부터 심란하고 잠도 못 잤다"고 이야기했다.
그럼에도 자진으로 보호선수 명단 제외를 요청한 부분에 대해 그는 "한화에 좋은 후배가 많이 나타났다. 기회도 적어졌고, 야구를 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다보니 현실적인 고민을 하게 됐다. 확장 엔트리를 앞두고 2군에 내려갔을 때 마음이 굳어졌다"라며 "감사하게 구단도 길을 열어주셨다. 3년 전에 한화로 왔을 때 여기서 우승도 하고 선수 생활도 마무리하는 게 목표였는데 뜻대로 되지 않은 거 같다. 운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제 KIA 선수로 마운드에 서게 됐다. 이태양은 "KIA는 작년에 우승한 팀이다. 올해 주춤했지만, 항상 상대했을 때 버거운 팀이었다. 그런 팀 일원이 되어서 기쁘다"라며 "어떻게 보면 양도금 4억원을 지금한 건데 고교 1번 선수급 아닌가 싶다. KIA에서 1라운드로 뽑아주셔서 감사하고, 책임감도 많이 느낀다. KIA 성적을 낼 수 있게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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