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제주에서 제주4·3 역사를 왜곡한 현수막이 철거된다.
제주도는 제주시 어승생 한울누리공원 인근에 게시된 제주4·3 관련 정당 현수막을 금지광고물로 결정하고 철거 절차에 착수한다고 8일 밝혔다.
이 현수막은 '제주4·3은 대한민국 건국 방해를 위한 남노당 제주도당 군사부장 김달삼의 공산폭동!'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제주도 옥외광고심의위원회는 전날 심의에서 이 같은 현수막 내용이 제주4·3특별법에 근거해 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또 역사적 사실과 다른 내용이 옥외광고물법상 청소년 보호·선도를 방해할 우려가 있다는 점도 금지광고물 결정의 주요 근거로 들었다.
제주도는 옥외광고물법에 따라 게시자에게 시정명령을 통해 자진 철거를 요구할 방침이다. 시정명령을 내린 이후 하루 동안 이 현수막을 자진철거를 하지 않으면 행정대집행을 통한 강제 철거 등 강력한 후속 조치를 시행할 방침이다.
박재관 제주도 건설주택국장은 "제주4·3을 왜곡하거나 희생자·유족의 명예를 훼손하는 광고물에 대해 관련 법령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겠으며 혐오·비방 현수막도 옥외광고심의회의 신속한 심의를 통해 엄격히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이 현수막은 한울누리공원 인근 박진경 대령 추도비 옆에 '바로 세운 진실' 안내판을 일부 가린 채 게시돼 있다.
제주도 등은 추도비 옆에 객관적 사실에 근거한 역사적 사실을 바로 알리기 위해 지난해 12월 바로 세운 진실 안내판을 설치했다.
박진경 대령은 제주4·3 당시 제주도민에 대한 무차별 진압을 지휘했던 인물이나 국가유공자로 등록돼 논란이 일었다. 정부는 박진경 대령에 대한 국가유공자 등록 취소 절차를 밟고 있다.
현행 4·3특별법에는 '누구든지 공공연하게 희생자나 유족을 비방할 목적으로 제주4·3사건의 진상조사 결과 및 제주4·3사건에 관한 허위의 사실을 유포해 희생자, 유족 또는 유족회 등 제주4·3사건 관련 단체의 명예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돼 있다.
제주에서는 2023년 3월에도 4·3 왜곡 현수막으로 판단된 정당 현수막이 철거된 바 있다.
제주도는 지난해 12월 금지광고물 판단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옥외광고심의위원회에 법률전문가 3명을 추가 위촉하고 정기 심의 외에 수시·비대면 심의를 활성화했다.
ko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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