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아버지의 최다 우승 기록도 당연히 깨야죠!"
전통과 권위의 종합탁구선수권에서 2년 만에 남자단식 패권을 탈환한 '막내온탑' 오준성(19·한국거래소·세계 22위)이 패기만만한 소감을 전했다.
오준성은 26일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제79회 대한항공 전국남녀종합탁구선수권 남자단식 결승에서 '왼손 에이스' 박규현(20·미래에셋증권)을 풀게임 혈투 끝에 3대2(6-11, 11-7, 15-13, 5-11, 12-10)로 꺾고 생애 두 번째 종합선수권 단식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탁구신동 출신 오준성은 알려진 대로 '탁구 레전드' 오상은 남자대표팀 감독의 걸출한 2세. 이미 2년 전인 17세 때, 제77회 대회서 라이벌 박규현을 꺾고 우승하며 종합선수권 역대 최연소 우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6회, '최다우승' 기록을 보유한 아버지의 뒤를 이어 '부전자전' 우승으로도 뜨거운 화제가 됐다. 2년 만에 다시 남자단식 챔피언에 오른 오준성은 "탁구를 시작하면서부터 아버지의 모든 기록을 깨는 것이 목표라고 말해왔다. 이제 두 번 우승했고 아직 어리니까, 앞으로도 최소한 네 번은 더 해야 한다"며 야심만만 도전장을 내밀었다.
19세 나이, 우월한 탁구 유전자, 언뜻 꽃길만 걸었을 것같지만 소속팀 문제로 남모를 마음고생도 겪었다. 지난해 5월 한국거래소 입단 후 안정을 되찾았고, 이적 후 첫 출전한 종합선수권에서 전 한솥밥 선배이자 종합선수권 3연패를 이어온 오랜 복식 파트너, 서로가 서로를 너무나 잘 아는 상대인 박규현을 기어이 돌려세우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오준성은 우승 직후 "아낌없는 지원을 해준 한국거래소에 감사드린다"는 의젓한 한마디를 잊지 않았다. 열정 넘치는 '탁구 전설' 유남규 감독과 '베테랑' 윤상준 코치, 'MZ 지도자' 김동현 코치에 임종훈, 안재현 등 국대 에이스들의 '케미'가 막강한 한국거래소에서 2006년생 오준성의 탁구는 다시 상승곡선이다. 이미 2024년 아시아선수권 8강에서 '세계 1위' 왕추친을 꺾으며 대파란을 일으켰던 앙팡테리블이 아시안게임의 해, 다시 돌아왔다.
오준성은 2년 만에 다시 우승컵을 들어올린 후 "우승 타이틀은 많을수록 좋다. 전 대회를 놓치고 다시 우승해 더 좋은 느낌"이라며 활짝 웃었다. 2년 전과 똑같이 이번에도 절친이자 난적인 박규현과 "(박)규현이형과의 경기는 늘 힘들다. 하지만 마지막 듀스 접전 때도 자신 있었다.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작전 면에서 김동현 코치님을 비롯한 선생님들과 정말 열심히 준비했고, 결정적인 순간에 그 작전을 잊지 않게 말씀해주셔서 큰 도움이 됐다. 무조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종합선수권 단식 우승자는 국가대표 자동선발권을 확보한다. 이미 세계랭킹 규정(세계랭킹 50위 이내 자동 선발)으로도 태극마크를 확보한 상황. 오준성은 "올해는 런던세계선수권과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 등 중요한 대회가 있다. 나태해지지 않고 연습에 성실히 임하겠다. 국제대회 경험이 쌓이면서 톱랭커들도 꺾어보고, 세계랭킹도 올랐다. 아시안게임 주전을 목표로 오직 연습에만 매진하겠다"며 눈을 빛냈다. 남자탁구대표팀 막내 에이스로서 한국탁구의 끈끈한 '계보'를 이어나가야 한다는 책임감도 잊지 않았다. "(장)우진이형, (이)상수형, 정영식 감독님 등 선배님들이 좋은 커리어를 만들어오셨다. 현재 대표팀에선 (장)우진이형, (안)재현이형이 중심인데 나와 나이 차가 많이 난다. 어린 선수들이 빨리 올라와줘야 형들도 부담이 덜 될 것같다. 국가대표 선수로서 책임감을 갖고 감독님들이 언제든 믿고 쓸 수 있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더 빨리 형들을 따라 올라가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아들의 우승 쾌거를 관중석 한켠에서 지켜본 오상은 감독 역시 흐뭇함을 감추지 않았다. '1999년, 2002년, 2005년, 2006년, 2009년, 2011년' 무려 6번의 남자 단식 우승 대기록을 쓴 한국형 셰이크핸더의 교본, '레전드' 아버지가 말했다. "준성이가 앞으로 제 기록 다 깨야죠. 깰 겁니다."
제천=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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