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이미 은메달 2개를 수확한 구아이링(23)이 기어코 중국에 5번째 금메달을 선물했다.
구아이링은 22일(이하 한국시각)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여자 스키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94.75를 기록했다. 그는 프리스타일 스키 3개 종목에 모두 출전한다. 빅에어와 슬로프스타일에서 이미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4년 전인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선 금2(빅에어, 하프파이프), 은1(슬로프스타일)를 차지했다.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에서 마침내 정상에 올랐다. 하프파이프 2회 대회 연속 금메달이다.
프리스타일 스키의 새 역사를 다시 작성했다. 6개의 메달은 남녀 통틀어 올림픽 프리스타일 스키 최다 메달이다. 금메달 3개도 프리스타일 스키 올림픽 최다 신기록이다. 중국은 구아이링을 앞세워 금5, 은4, 동6으로 한국(금3, 은4, 동3)에 한 계단 앞선 종합순위 12위를 기록했다.
구아이링은 20일 열린 하이파이프 예선에서 전체 5위를 기록했다. 1차 시기 공중회전 후 내려오다가 파이프 벽에 걸려 넘어져 위기에 몰렸지만 2차 시기에서 86.50점을 얻었다.
구아이링은 결선 1차 시기에서는 30.00을 기록하며 8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2차 시기에서 무려 94.00점을 기록하며 단숨에 1위로 뛰어올랐다. 그는 3차 시기에서 더 멋진 연기를 펼쳤다. 단 한 번의 실수도 없이 점프를 모두 소화했다. 최종 점수는 94.75였다.
점수를 확인한 구아이링은 두 손으로 입을 가리며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또 우승이 확정된 뒤 바닥에 주저앉아 환호하다가 중국 팬들에게 달려가 기쁨을 나눴다. 중국의 리팡후이(93.00점)가 은메달, 영국의 조 앳킨(92.50점)이 동메달을 획득했다.
구아이링은 호불호가 갈리는 '눈의 공주'로 불린다. 그는 아버지가 미국인, 어머니가 중국인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태어났고, 현재는 휴학 중이지만 스탠퍼드대 국제관계학을 전공하고 있는 수재다.
구아이링은 2019년 돌연 어머니의 나라인 중국으로 귀화해 큰 주목을 받았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구아이링은 이번 올림픽 출전 선수 중 최근 1년 수입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수입이 2300만달러(약 335억원)에 달한다. 스포츠가 아닌 광고 계약을 통한 부가 수입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나 논란도 뜨겁다. 중국과 미국에서 모두 질타를 받고 있다. 2025년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 불참하자 일부 중국 팬들은 '돈 떨어지니까 중국에 온 것', '필요할 때마다 국적을 바꾸는데 미국 국적인지, 중국 국적인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 '미국인에게 열광하지 않겠다' 등의 비판 의견을 냈다.
미국에서도 환영받지 못한다. 중국 인권에 침묵하는 그를 향해 시선이 곱지 않다. 전 NBA 선수 출신인 에네스 칸터 프리덤은 구아이링을 "배신자"라며 "미국에서 태어나 자랐고, 미국에 살고 있으면서도 세계 최악의 인권 유린국인 중국을 위해 미국과의 경쟁을 선택했다"고 비난했다. 자신의 SNS에는 '중국 공산당의 세계적인 홍보 자산 역할을 하면서 미국 시민으로서의 자유를 누릴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나 구아이링은 '마이웨이'다. 그는 이번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때로는 두 나라의 책임을 어깨에 짊어진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두 번째 은메달을 거머쥔 후에는 "나는 최고가 되는 게 좋다. 항상 그렇게 하고 싶다. 유치원에 다닐 때 수학을 제일 잘하고 싶었다. 그 다음에는 최고의 고등학교에 가고 싶었고, SAT에서 최고 점수를 받고 싶었다. 또 최고의 대학에 가고 싶었고,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스키 선수가 되고 싶었다"며 "그다음에는 모든 종목에 참가하고 싶었고, 모두 우승하고 싶었다. 한번 맛을 보면 중독성이 있더라"고 웃었다.
구아이링은 금메달을 접수한 후에는 "매일매일이 투쟁이었다. 참가한 세 종목 모두에서 내 최고의 스키 실력을 보여주고자 했다. 나는 남녀를 통틀어 역대 가장 많은 메달을 딴 프리스타일 스키 선수"라며 "이 스포츠의 길을 이끌고 개척해 나갈 수 있다는 건 내가 감히 상상조차 못했던 일이지만, 그렇게 할 수 있어 정말 영광스럽고 자랑스럽다"고 기뻐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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