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어떻게 아무도 못볼 수가 있나?"
1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 열정적인 브리핑을 이어가던 천하의 염갈량이 '부끄럽다'며 고개를 들지 못했다.
LG 트윈스는 이틀전 수원 KT 위즈전에서 뜻밖의 '문성주 실종 사태'를 겪었다. 4회초 공격이 끝난 뒤 좌익수 문성주가 장비를 교체하느라 미처 수비에 들어가지 못한 상황에서 다음 이닝 경기가 속행된 것. 다행히 특별한 인플레이 상황이 벌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문성주가 그라운드에 들어섰다.
단순 해프닝으로 보기엔 너무 황당한 사건. 해당 경기의 심판조는 KBO에 의해 징계를 받을 예정이다. LG 선수들 또한 염경엽 감독과 홍창기 등 베테랑들에 의해 단단히 주의를 받았다는 후문.
경기전 만난 염경엽 감독은 '문성주' 이름이 나오는 순간 "아니 그걸 어떻게 아무도 못볼수가 있나"라며 고개를 푹 숙였다. 완벽주의자로 이름난 그에겐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중견수나 우익수였으면 눈에 다 들어오는데, 좌익수다보니까 시야각 밖이었다. 심판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 잘못이다. 나간 선수들은 자기 플레이에 집중하니까 못볼 수도 있다. 벤치에서 보는게 맞다.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다.""
염경엽 감독은 자신의 현역 시절 황당했던 경험도 풀어놓았다. 포수가 가슴 프로텍터를 차지 않고 경기에 나갔는데, 2아웃을 잡을 때까지 아무도 몰랐다는 것. 태평양 돌핀스 시절, 김진한 선수의 일화다. 이제 와선 웃지만, 당시 상황이라고 생각하면 경기중 대형 사고가 날 수도 있었던 아찔한 경험이다.
"포수가 프로텍터를 안 차고 마스크 쓰고 무릎보호대만 차고 나가서 앉은 거야. 그런데 그때 태평양 유니폼도 파란색, 플레이트도 파란색이라 잘 구분이 안 갈 때였다. 그렇다 해도 타자나 심판은 딱 보면 뭔가 허전하지 않았을까? 상상도 못한 거지."
유격수로 그라운드에 나선 염경엽 감독도 감쪽같이 몰랐다고. 염경엽 갑독은 "갑자기 포수가 들어갔다 나오는데, 프로텍터를 차면서 나오는 거다. 어찌나 황당하던지"라며 한숨을 담아 웃었다. 이어 깊게 반성하는 다짐도 덧붙였다.
"일단 문성주 잘못이 크다. 빨리 장비 바꾸고 나갔어야지. 그리고 이제 걱정 안해도 된다. 앞으로 LG라는 팀에선 평생 일어나지 않을 일이다."
인천=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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