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이 시작되고 이란 지도부들이 신변 우려로 일제히 모습을 감춘 뒤로 그는 부친을 직접 보거나 대화할 기회가 전혀 없었다.
그는 잠깐이라도 부친을 만나기 위해 최근 반(反)이스라엘 집회 현장을 찾았지만, 이번에도 허사였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 그의 장남 유세프 페제시키안(44) 부자의 실제 이야기다.
물리학 박사 학위 소지자로, 대학 교수로 활동하는 한편 부친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정치 고문을 맡고 있는 유세프가 온라인에 공개한 일기 속 한장면이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유세프는 전쟁 기간 텔레그램에 매일 개인적, 정치적 소회를 텔레그램에 올리고 있다.
중도·개혁 성향의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아들인 그는 전쟁이 진행 중인 이란 정치 지도부의 생활상과 내부 논의 과정 등에 대한 단서를 제공한다.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알리 라리자니 최고 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 등 이미 여러 명이 사망한 상황에서 이란 지도부 내에 번진 공포도 전했다.
유세프는 전쟁 발발 6일째인 3월 초 "일부 정치인들이 공황에 빠진 것 같다"고 썼다.
그는 "국민은 전문가, 정치 지도자들보다 훨씬 강하고 회복력이 뛰어나다. 진정한 패배는 우리가 패배감을 느낄 때 비로소 찾아온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되새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세프는 고위직 인사들의 생명을 보호하는 게 국가의 최우선 과제가 됐다고 전했다. 표적 살해를 막는 것이 "이젠 명예의 문제"라고도 했다.
이와 함께 전쟁 첫 주 정부 당국자 회의에 참석했는데, 이 자리에서 전쟁 수행 전략을 두고 의견 차이가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우리가 가진 가장 큰 견해차는 '언제까지 싸워야 하는가'였다며 "영원히? 이스라엘이 파괴되고 미국이 철수할 때까지? 이란이 완전히 붕괴하고 우리가 항복할 때까지? 우리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아버지에 대한 걱정도 숨기지 않았다. 유세프는 부친의 남은 임기 2년이 빨리 지나가 "우리 모두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적었다.
그는 친구나 지인뿐만 아니라 전혀 모르는 사람한테서 전쟁 관련 메시지를 끊임없이 받고 있다고 했다.
가끔 "항복하고 권력을 국민들에게 돌려주라고 요구하는 메시지"가 오기도 한다며, 이에 대해선 "무지하고 망상에 빠진 소리"라고 일축했다.
다만 그는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격으로 이란이 주변 아랍 국가들을 공격하는 행위가 역효과를 낳을까 걱정된다고 털어놨다.
그는 "우리를 지키기 위해 우방국 내에 있는 미군 기지를 공격해야만 한다는 사실이 슬프다"며 "그들이 우리 처지를 이해해줄지 아닐지 모르겠다"고 적었다.
그는 약 1년 전부터 텔레그램에 일기를 올려왔고, 이번 전쟁 발발 후엔 거의 매일 업데이트하고 있다.
유세프는 NYT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다만 그와 친분이 있는 이란 전·현직 당국자들은 해당 글이 유세프의 글이 맞고, 그가 직접 글을 작성하고 계정을 관리한다고 확인했다.
noma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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