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이보다 더 극적일 수는 없다.
삼성 라이온즈의 외야수 박승규가 잊을 수 없는 화려한 복귀 신고식을 치렀다.
박승규는 부상 복귀전인 10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홈경기에 1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 5타수 4안타(1홈런) 4타점 3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8대5 승리에 앞장섰다.
지난해 8월30일 대전 한화전에서 정우주 강속구에 맞아 오른손 엄지 분쇄골절로 이탈했던 박승규는 긴 재활을 마치고 비로 취소된 전날 1군에 합류했다.
복귀전부터 깜짝 리드오프 중책을 맡은 그는 1회 첫 타석부터 리그 최고 좌완 선발 구창모의 2구째 포크볼을 강타해 중견수 키를 넘기는 3루타를 터뜨리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최형우의 땅볼 때 선제득점까지 올리며 구창모의 2경기째 이어오던 개막 후 무실점 행진을 12이닝에서 멈춰세웠다.
기세는 계속됐다.
3회 바깥쪽 꽉 찬 직구를 정확하게 밀어 우익수 앞 안타로 타격감을 끌어올린 박승규는 5회 세 번째 타석에서 초구 144㎞ 몸쪽 낮은 직구를 당겨 좌측 담장을 넘기는 시즌 첫 솔로홈런까지 쏘아 올렸다. 사이클링 히트까지 2루타 하나만을 남겨둔 상황.
타석 기회가 최소 두차례나 남아 대기록 달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백미는 4-4 동점을 허용한 8회말 공격이었다.
2사 만루에 다섯번째 타석에 선 박승규는 NC 투수 김진호의 직구를 강타해 중견수 천재환의 키를 넘는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누상의 주자 3명이 모두 홈을 밟는 역전 싹쓸이 적시타.
사실 이걸로 충분했다. 2루에 멈춰서면 그대로 생애 첫 사이클링히트 기록이 달성되는 상황. 하지만 타구를 바라보며 1루를 돌던 박승규는 중견수 키를 넘어 타구가 떨어지는 순간 주저 없이 가속하기 시작했다. 이종욱 3루 코치가 손을 올리며 멈추라는 사인을 냈지만 무시하고 순식간에 2루를 돌아 3루까지 내달렸다. 자신의 기록 달성보다 팀의 추가 득점을 위해 한 베이스를 더 가는 선택을 한 것.
실제 박승규는 후속 타자 류지혁의 2루타 때 홈을 밟으며 이날 세번째 득점을 추가했다. 결과적으로 공식기록은 '2루타'가 아닌 '3루타'로 사이클링 히트는 무산됐지만 대기록 달성보다 더 위대하고 감동적인 장면이었다. 삼성 박진만 감독이 덕아웃으로 돌아온 박승규에게 다가와 하이파이브를 하며 팀을 위한 헌신에 경의를 표했다.
구자욱 등 벤치의 선배들 모두 "2루로 돌아가라"며 마치 자기 일인 양 아쉬워 했던 순간. 정작 본인은 3루 도착 후 포효했을 뿐 셀프 기록 무산에 대해 덤덤했다.
220여일 간의 부상 공백으로 마음고생을 했던 박승규는 경기 후 중계 인터뷰에서 "잘 준비하고 있었는데 캠프 때 또 부상이 오길래 이 시련을 지혜와 교훈으로 삼아 앞으로 더 나갈 수 있기를 바랐다"며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사이클링히트 셀프 패스에 대해 그는 "3루까지 갈 수 있는 상황이면 언제든 3루까지 뛸 생각이었다"며 "개인의 영광스러운 기록이지만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고 생각해 팀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가을야구를 앞두고 손가락이 부러지며 좌절했던 선수가 보여준 복귀 첫 날, 감동의 '팀 퍼스트 정신'. 좌절을 환호로 바꿔낸 박승규의 집념과 첫 날부터 톱타자 중책을 맡긴 벤치의 용병술이 하모니를 이뤄 두고두고 회자될 멋진 드라마 한편이 탄생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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