쟤 뭐야? 11구째 삼진 당하고 웃어버린 린도어, '6이닝 10탈삼진' 오타니 ERA 1위→사이영상 간다!

뉴욕 메츠 프란시스코 린도어가 16일(한국시각)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 다저스와의 경기에서 3회초 상대 선발 오타니 쇼헤이에 11구째 헛스윙 삼진을 당한 뒤 그를 향해 크게 웃음짓고 있다. 사진=MLB.TV 캡처
오타니 쇼헤이가 6회초 2사후 보 비??을 삼진으로 잡은 뒤 기쁨의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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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헛스윙 삼진을 당하고 허탈한 웃음 짓는 타자는 어떤 심정이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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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올들어 가장 위력적인 투구를 펼치며 시즌 2승에 성공했다.

오타니는 16일(이하 한국시각)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홈 3연전 마지막 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 동안 삼진 10개를 빼앗으며 2안타 2볼넷 1실점의 깔끔한 투구로 8대2 승리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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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개막 후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한 오타니는 2승, 평균자책점 0.50, 18탈삼진, WHIP 0.72, 피안타율 0.113을 마크했다. 이날 현재 내셔널리그(NL)에서 평균자책점 부문 1위다. 그러나 규정이닝에서 곧 미달되기 때문에 일시적인 '왕좌'라고 보면 된다.

오타니는 4회까지 무실점으로 잘 막다가 2-1로 앞선 5회초 볼넷 2개를 허용하며 1사 1,2루에 몰린 뒤 MJ 멜렌데스에 우측 담장을 원바운드로 넘어가는 그라운드룰 2루타를 얻어맞고 1실점했다. 하지만 후속 두 타자를 잡고 추가 실점을 막아 5이닝을 채우면서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6회에는 세 타자를 모조리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오타니는 10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올시즌 최고의 구위를 선보였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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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28일 신시내티 레즈와의 홈경기 4회부터 이날 메츠전 4회까지 오타니는 32⅔이닝 연속 무자책점 행진을 이어갔다. 이는 오타니가 5회 실점하기 전까지 해당 부문서 진행 중인 최장 기록이었다.

오타니는 95개의 공을 던져 그 중 63개를 스트라이크로 꽂았다. 삼진은 올해 한 경기 최다인 10개를 잡아냈다. 눈여겨볼 숫자는 포심 패스트볼 스피드. 51개를 던진 직구 스피드는 최고 100.4마일, 평균 97.6마일을 나타냈다. 앞서 두 경기에서는 100마일대 직구가 딱 한 개였는데, 이날은 4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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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스위퍼(19개), 커브(12개), 스플리터(9개), 싱커(3개), 슬라이더(1개) 등 다양한 구종을 앞세워 메츠 타자들이 내민 52개의 스윙 중 42%인 22개를 헛스윙으로 유도했다. 올시즌 최고의 피칭이라고 할 만한 증거들이다.

뉴욕 메츠 토니 팸이 5회초 오타니에 삼진을 당한 뒤 그를 노려보며 더그아웃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MLB.TV 캡처

흥미로운 장면도 연출됐다. 0-0으로 맞선 3회초 오타니는 1사후 멜렌데스에 2루타를 내준 뒤 토미 팸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어 타석에 리드오프 좌타자 프란시스코 린도어가 들어섰다.

오타니는 볼카운트 2B2S에서 8구째 79.1마일 느린 커브를 던졌다. 몸쪽 볼이었다. 포수 윌 스미스가 헬멧을 두드렸다. 그러나 ABS 판독 결과 살짝 벗어난 볼이 맞았다. 이때 린도어가 옅은 미소를 지어보였고, 오타니의 9,10구를 연속 파울로 걷어냈다.

그리고 11구째 99.6마일짜리 빠른 공이 바깥쪽으로 날아들자 린도어의 방망이가 허공을 갈랐다. 살짝 스쳤는지 공식 기록은 파울팁 삼진. 이때 린도어는 이닝을 끝내고 마운드를 내려가는 오타니를 바라보면 허탈한 듯 한동안 그 자리에서 크게 웃었다. 웃음의 의미는 '11구까지 가놓고 어떻게 치라는거야?' 정도였을까.

오타니가 선발등판한 날 라인업에서 빠진 것은 2021년 5월 이후 약 5년 만이다. AFP연합뉴스

그런데 이날 오타니는 타석에 서지 않았다. 어깨가 불편했기 때문이다.

오타니가 투수로 등판한 날 타격을 하지 않은 마지막 경기는 LA 에인절스 시절인 2021년 5월 29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이다. 이후 약 5년 만에 자신의 이름을 딴 '오타니 룰'의 혜택을 포기하고 라인업에서 빠진 채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오타니 룰이 도입된 것은 2022년이다.

경기 전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가 사구를 맞지 않았다면 오늘 지명타자와 투수를 모두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오타니는 지난 14일 메츠전서 1회말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 데이비드 피터슨의 공에 오른쪽 어깨를 강타당했다. 이후 통증이 가라앉지 않은 것인데 어깨를 맞았음에도 피칭을 하는데는 지장이 없다는 게 로버츠 감독의 설명이었다.

3연승을 다저스는 14승4패를 마크, 메이저리그 전체 1위를 질주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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