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일동 기립(All rise)."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를 대표하는 챈트다. 그의 성(Judge)에서 따온 이 챈트는 미국 법정에서 판사가 입장할 때 나오는 멘트로, 이제는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밈으로 자리 잡았다. 저지를 응원하기 위해 흰색 가발과 판사복을 착용한 팬들을 양키스타디움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양키스는 아예 경기장 외야 좌석 한켠을 '저지의 법정'이라는 이름을 달아 판매 중이다.
그런데 '저지의 법정'이 외야가 아닌 내야로 옮겨질 조짐을 보여 관심이 모아졌다. 저지는 22일(한국시각) 미국 메사추세스주 보스턴의 팬웨이파크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전을 앞두고 3루수 글러브를 낀 채 내야 송구 훈련을 한 것. 현지 취재진의 관심이 모일 수밖에 없었다.
양키스의 애런 분 감독도 이런 뜨거운 관심에 기름을 부었다. 그는 "주말 경기에 저지를 '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그가 말한 '출전'은 해석하기 나름이지만, 상황에 따라선 진지하게 내야수 출전을 고민하고 있다는 말로도 들릴 수 있다.
다만 이런 관심은 곧 해프닝으로 마무리 됐다. 분 감독은 "스프링캠프 기간에 저지에게 '야, 1루수 글러브 가져와봐. 저기 취재진이 있잖아. 그들에게 이야깃 거리를 만들어줘야지'라는 말을 한다"고 덧붙였다. 내야 송구 훈련은 단순 기분 전환용일 뿐, 공식적인 포지션 변경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한 셈이다.
2016년 빅리그 콜업 후 저지는 줄곧 외야수를 맡았다. 한때 좌익수, 중견수를 맡기도 했으나, 올 시즌에는 모든 수비 이닝을 우익수 자리에서 채우고 있다. MLB닷컴은 '저지가 오는 2031년까지인 9년 총액 3억6000만달러 계약 막판에 1루수로 전향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저지는 여전히 외야에서 뛰어난 수비를 보여주고 있고, 양키스도 포지션 변경 문제를 성급하게 고려하지 않는 눈치'라고 설명했다. 분 감독은 "아마 저지는 어느 포지션에서든 잘 할 것"이라고 신뢰를 드러냈다.
물론 저지는 곧바로 고개를 저었다. 그는 분 감독이 자신을 주말 경기에 '출전'시키겠다는 멘트를 전해 들은 뒤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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