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기다림은 길었고 무대는 화려했지만, 허락된 시간은 단 이틀뿐이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송성문(30)이 마침내 꿈에 그리던 빅리그 입성에 성공했으나, '26인 로스터'의 벽을 넘지 못하고 다시 짐을 쌌다.
샌디에이고 구단은 28일(이하 한국시각) 시카고 컵스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멕시코시티 시리즈에서 '27번째 선수'로 활약했던 내야수 송성문을 산하 트리플A 팀인 엘 파소 치와와스로 복귀시켰다"고 공식 발표했다. 미국 본토 복귀와 동시에 단행된 냉정한 결정이었다.
송성문의 이번 콜업은 실력에 의한 정식 승격이라기보다 '특별 엔트리'의 수혜에 가까웠다. 해외에서 열리는 멕시코 시리즈를 위해 일시적으로 로스터를 한 명 더 늘릴 수 있는 규정 덕에 기회를 잡은 것.
송성문은 27일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2차전 8회초, 1점 차 추격 상황에서 루이스 캄푸사노의 대주자로 출전하며 감격스러운 데뷔 신고식을 치렀다. 폭투를 틈타 3루까지 내달리는 등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정작 방망이를 휘두를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8회말 수비 때 교체되며 그의 짧은 빅리그 여행은 마침표를 찍었다.
결국 시리즈가 끝나고 로스터가 다시 26인으로 환원되자, 샌디에이고 벤치는 주저 없이 송성문의 이름을 지웠다.
송성문이 빅리그에 안착하지 못한 결정적인 이유는 결국 '임팩트 부족'이다.
송성문은 올 시즌 트리플A 20경기에서 타율 2할9푼3리(75타수 22안타)를 기록하며 나쁘지 않은 타격감을 보여줬다. 최근 3경기에서는 6안타를 몰아치기도 했다. 하지만 세부 지표를 뜯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안타 22개 중 장타는 2루타 2개가 전부다.
특히 그가 뛰고 있는 퍼시픽코스트리그(PCL)는 대표적인 '타고투저' 리그다. 여기서 기록한 OPS 0.689는 빅리그 벤치를 유혹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크레이그 스템먼 감독은 평소 "송성문은 우리 팀에 어울리는 선수"라며 덕담을 건넸지만, 정작 실전에서는 장타력이 검증되지 않은 신예에게 타석을 내주지 않았다.
현재 샌디에이고의 내야진은 그야말로 '철옹성'이다. 매니 마차도(3루수), 잰더 보가츠(유격수), 제이크 크로넨워스(2루수)로 이어지는 주전 라인업은 변동의 여지가 거의 없다. 백업 자원 역시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내야를 겸업하고, 1루수 타이 프랜스가 안정적인 수비를 보여주며 송성문에게 틈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결국 송성문이 '임시 멤버'가 아닌 '정식 멤버'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트리플A에서 확실한 무력시위를 해야 한다. 지금처럼 안타만 치는 똑딱이 타자 이미지로는 장타를 선호하는 빅리그의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비시즌 복사근 부상으로 WBC 출전 포기와 재활 명단 시작이라는 악재를 견뎌낸 송성문. 멕시코시티의 고지대에서 느꼈던 짧은 전율을 뒤로하고, 그는 이제 엘파소의 뜨거운 볕 아래서 다시 한번 '진짜 빅리거'가 되기 위한 무력시위를 준비해야 한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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