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부산 유니폼 입고 K리그1에서 뛰어보고 싶어요."
'부산 터줏대감' 구상민의 각오였다. 부산(승점 28)은 올 시즌 K리그2 최고의 팀이다. 이정효 감독의 수원 삼성(승점 23)에 승점 5점 앞서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 부산의 무기는 공격이다. 22골로 최다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다. 크리스찬 뿐만 아니라 김찬, 가브리엘 등이 득점포를 쏘아올리고 있다. 포백으로 전환한 부산은 공격적인 축구로 초반 K리그2를 주도하고 있다.
부산이 공격적으로 나설 수 있는 이유, '골키퍼' 구상민의 특급 존재감이 결정적이다. 구상민은 올 시즌 전경기에 출전해 부산의 골문을 단단히 지키고 있다. 지난 주말 '7경기 무패'를 달리던 천안과의 경기는 구상민 원맨쇼였다. 그는 1-0으로 앞선 후반 32분 라마스의 페널티킥을 막으며 팀의 승리를 지켰다. 지난 충북청주전에서 가브리엘의 결정적인 페널티킥을 막은데 이어 벌써 두번째다. 구상민은 "페널티킥을 앞두고 사실 별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마음이 좀 편하긴 하더라. 키커가 더 부담이 될거라는 생각에 편안하게 막았다"고 했다.
제2의 전성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0경기 이상을 뛴 선수 중 선방률 1위(75%)다. 공중볼 처리 성공도 34회로 압도적 1위다. 비결은 동계 훈련이었다. 구상민은 "대학교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새벽 운동하고 저녁 운동하고, 하루에 4탕을 뛰었다"고 했다. 이어 "훈련량이 많아서 그런지, 마음이 편했다"고 웃었다. 장기인 킥도 여전하다. 구상민은 2014년 당시 내셔널리그에서 무려 100m 초장거리 득점을 성공시킬 정도로 롱킥에 정평이 나 있다. 구상민은 "그 전에는 단순히 멀리 차는 것만 잘했는데, 이제는 어디다 공을 줘야할지 성장한 것 같다"고 웃었다.
구상민의 놀라운 활약 속 조성환 감독도 미소를 지었다. 조 감독은 벌써 두 차례나 공식 기자회견에서 "최고의 칭찬은 연장 계약이라고 생각한다. 구단이 하루 빨리 재계약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구상민은 "아직 특별한 제안은 없었다. 구단이 좋게 봐주시면 좋은 제안을 해주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부산 관계자는 "내부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구상민이 올 시즌 축구화 끈을 더욱 강하게 조인 것은 오로지 '승격'을 위해서다. 그는 아직 K리그1에서 뛰어보지 못했다. 2016년 부산에 입단해 지금까지 부산 유니폼을 입고 있지만, K리그2에서만 뛰었다. 공교롭게도 부산이 1부리그를 누빈 2020년, 군입대로 자리를 비웠다. K리그2 최다 클린시트 기록의 주인공인 구상민은 K리그1에 대한 갈망이 크다. 구상민은 "이제 나이도 있고, 더 잘해야 한다는 사명감도 있다. 무엇보다 K리그1에서 한번 뛰어보고 싶다"며 "올 시즌은 팀이 하나가 되는게 느껴진다. 느낌이 좋다. 골 넣어줄 선수들이 많으니까 내가 버텨만 주면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부산=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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