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황금연휴, K-펜싱이 올 시즌 마지막 월드컵에서 황금빛 부활을 노래했다. 이달 초 안방 인천서 열린 SK텔레콤 펜싱 사브르 그랑프리의 노메달 부진이 보약이 된 모습이다.
인천에서 어김없이 현장 1열을 지킨 '펜싱의 키다리아저씨' 최신원 대한펜싱협회장은 믿었던 안방에서 남녀 국가대표 전원이 메달을 놓친 후 아쉬움을 누르고 따뜻한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펜싱전용경기장 등 여러분을 위해 더 많은 투자를 하려고 고민하고 있는데 오늘처럼 국내 팬들이 많이 왔을 때 여러분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단한 뿌리가 중요하다. 후배들이 여러분을 보고 배운다. 힘들지만 더 잘해줘야 한다. 더 힘든 훈련 과정을 감내하면서 '코리아! 코리아! 코리아!'가 전세계에 계속 울려퍼지게 해달라"며 간곡히 당부했다. "더 노력해줘요. 부탁해요"라며 정중히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2주간의 절치부심, 심기일전한 K-어펜져스(어벤져스+펜싱)들이 국제펜싱연맹(FIE) 시즌 마지막 종목별 월드컵에서 보란 듯이 날아올랐다. SKT 그랑프리에서 허리 디스크로 조기 탈락했던 오상욱(세계 16위)이 24일(한국시각) 이집트 카이로월드컵 개인전 결승에서 미국 톱랭커 콜린 히스콕(세계 4위)을 상대로 압도적 실력을 선보였다. 15대8 승리와 함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4강에서 세계 챔피언 산드로 바자제(조지아·세계 2위)를 15대8로 가볍게 꺾고 파리올림픽 2관왕의 부활을 알렸다. 1월 솔트레이크 월드컵 이후 4개월 만에 시즌 두 번째 정상, 알제월드컵 동메달에 이은 세 번째 포디움에 우뚝 섰다. 이어진 단체전서도 오상욱, 박상원, 임재윤(이상 대전광역시청), 도경동(대구광역시청)으로 구성된 '세계 3위' 사브르 대표팀은 4강에 올랐다. 세계 2위 헝가리를 상대로 치열한 추격전 끝에 43대45로 석패, 동메달을 추가했다.
같은 날 페루 리마에서 열린 여자 사브르 월드컵에선 '세계 57위' 2000년생 최세빈(대전광역시청)이 첫 개인전 결승행 쾌거를 이뤘다. 결승에서 '세계 4위' 사라 누차에 11대15로 패하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프랑스 생모르에서 개최된 여자 에페 월드컵 단체전에선 '세계 3위 에페 여제' 송세라(부산광역시청)가 나홀로 18점을 찔러내는 대역전 드라마와 함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송세라, 이혜인(울산광역시청) , 임태희(계룡시청), 양승혜(한체대)로 구성된 여자 에페 대표팀은 결승에서 러시아 출신 개인중립선수(AIN) 팀을 상대로 23-28로 밀리다 마지막 9바우트 송세라가 10-4로 승리, 33대32. 짜릿한 역전 우승과 함께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월드컵에 이은 2연속 우승 쾌거를 썼다. 팀 세계랭킹 1위, 세계 정상의 자리를 지켜냈다. FIE는 "톱 시드 대한민국이 생모르월드컵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했다. 대륙별 대회, 세계선수권 대회 전 정규 일정의 다섯 번째이자 마지막 단체전에서 대한민국이 최고의 위상을 확고히 다졌다. 아스타나에 이은 2대회 연속 월드컵 우승이자 올 시즌 총 4번의 포디움에 오르며 압도적인 정규 시즌을 마무리했다"고 평했다. 또 개인전에선 '2002년생 신성' 임태희가 4강에 오르며 생애 두 번째 월드컵 개인전 동메달의 기쁨을 맛봤다.
무엇보다 '월드클래스 에이스' 오상욱과 송세라의 금빛 부활, 2000년대생 최세빈, 임태희의 개인전 메달이 반갑다. 안방에서 주춤했던 K-펜싱이 회장사 SK텔레콤과 '열정의 수장' 최신원 회장의 아낌없는 지원 속에 다시 칼날을 벼리고 있다. 다음달 인도 델리 아시아선수권, 7월 홍콩세계선수권, 9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금빛 전망을 환하게 밝혔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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