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최근 눈길을 끄는 비만 치료제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식후 우리 몸에서 분비되는 장 호르몬을 모방한 약물이다.
위고비는 GLP-1 단일 수용체에 작용하며, 마운자로는 GLP-1과 GIP 두 가지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한다. 이들 호르몬은 뇌의 시상하부에 영향을 미쳐 포만감을 높이고 식욕을 억제한다. 또한 위에서 음식물이 배출되는 속도를 늦춰 적은 양을 섭취해도 오랜 시간 포만감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다만 GLP-1 계열 약물을 사용하는 환자군에서 급성 췌장염이나 담낭 질환 발생률이 다소 높게 보고되면서 주의가 필요하다. 약물 자체가 직접적으로 췌장염을 유발한다는 명확한 인과관계 근거는 아직 부족하지만 약물의 효과로 인해 식사량이 대폭 줄어들고, 단기간에 체중이 너무 급격하게 빠지는 과정에서 췌장염을 유발할 수 있는 간접적인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특히 일주일에 1.5㎏ 이상 체중이 급격히 감소할 경우 간에서는 담즙으로 콜레스테롤을 다량 분비하게 된다. 그러나 약물 영향과 감소한 식사량으로 인해 담낭 운동이 둔화되면 담즙이 원활하게 배출되지 못하고 내부에 정체된다. 이 과정에서 콜레스테롤 찌꺼기가 뭉쳐 담석이 형성될 수 있다. 이후 담석이 담낭을 빠져나와 췌장과 연결된 췌관을 막게 되면 췌장액이 역류하면서 췌장 조직에 염증을 일으키는 담석성 급성 췌장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급성 췌장염은 췌장에 갑작스럽고 심한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췌장은 음식물을 소화시키는 효소를 분비하는 장기인데, 담석이나 과도한 음주 등이 원인이 되어 염증이 발생할 수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극심한 복통이다. 특히 똑바로 누웠을 때 복부가 팽팽해지며 통증이 심해지고, 몸을 앞으로 웅크리면 통증이 다소 완화되는 특징이 있다. 췌장이 등 가까이에 위치해 있어 통증이 옆구리나 등으로 퍼지는 경우도 흔하고, 심한 구토와 발열이 동반되기도 한다.
비만치료제를 처음 사용할 때 메스꺼움이나 가벼운 소화불량은 흔하게 나타날 수 있는 일반적인 증상이다. 하지만 단순한 불편감을 넘어 참기 어려울 정도의 극심한 복통이 발생한다면 즉시 응급실이나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또한 평소보다 식욕이 지나치게 감소하거나 변 색깔이 회백색에 가깝게 옅어지는 경우 역시 담석이나 췌장염의 전조 증상일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건강하게 비만치료제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무리한 감량을 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체중 감소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면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해 약물 용량 조절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 또한 지방 섭취를 극단적으로 제한하기보다는 견과류나 올리브오일 같은 건강한 지방을 소량이라도 규칙적으로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순천향대학교서울병원 위장관외과 김상현 교수는 "비만치료제는 체중 감량에 효과적인 치료 도구이지만, 단기간에 무리하게 체중을 줄이려는 방식은 오히려 건강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약물 사용 중 극심한 복통이나 지속적인 구토 같은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면 단순 부작용으로 넘기지 말고 반드시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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