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의사와 여성 의사의 근로시간 차이를 언급해 논란이 된 전 보건복지부 차관 발언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의 진정 각하 처분은 정당하다고 법원 1·2심이 잇따라 판단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3부(윤강열 부장판사)는 지난 28일 대한외과여자의사회(이하 의사회)가 인권위를 상대로 제기한 진정 각하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이 사건은 박민수 전 보건복지부 차관이 2024년 2월 중앙사고수습본부 언론브리핑에서 의대 증원 규모와 관련해서 한 발언이 발단이 됐다.
박 전 차관은 당시 증원 규모의 근거를 설명하며 "여성 의사 비율의 증가, 남성·여성 의사 근로 시간의 차이 이런 것까지 가정에 다 집어넣어 분석하고 있기 때문에 매우 세밀한 모델을 가지고 추정한 것"이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해당 발언은 모 대학교 산학협력단의 보고서에서 제시한 의사 인력 전망 시나리오에 근거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인력 1인을 남성인력 0.9명으로 치환해 산정한 시나리오다.
의사회는 박 전 차관이 성차별적 발언을 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으나 각하되자 그해 10월 소송을 냈다.
지난해 9월 1심은 박 전 차관의 발언이 국가인권위원회법에서 정한 차별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1심 재판부는 "이 사건 발언은 성별에 기반한 것으로 비논리적인 발언이긴 하다"면서도 "의대 증원 규모의 근거에 대한 설명에 불과해 그 자체로 고용, 교육 등과 관련해 남성 의사들을 우대·배제·구별하거나 불리하게 대우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인권위법상 '평등권 침해의 차별 행위'는 성별 등을 이유로 고용, 교육·훈련에서 우대·배제·구별하거나 불리하게 대우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 사건 발언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박 전 차관의 발언이 "여성 의사들에게 불쾌한 감정을 일으킬 수는 있다"면서도 "여성 의사들의 존엄과 가치를 본질적으로 침해함으로써 사회 통념상 허용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는 정도에 이르러 인격권을 침해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했다.
2심도 이러한 원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winki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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